자국 기업 보조금 내년 중단 예정 “한국 3社 4조원 투자” 등 여론전… 또 다른 보호무역조치 우려도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문 매체인 ‘둥리뎬츠왕(動力電池網)’은 최근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올해 총 투자 규모 10조 원 가운데 40% 이상이 중국 시장과 관련됐다”며 “앞으로 한국 업체들의 중국 내 인수합병(M&A), 공장 건설이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보다 배터리 기술이 우위에 있는 한국 기업이 자국 내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매체는 “국내(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니켈 함량이 80%인 NCM 811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미 NCM 91/21/2(니켈 함량 90%) 개발을 공언했다”고 설명했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전력 밀도가 높아져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가 늘어나지만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아직 이 정도 기술 수준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앞서 올 2월에도 다른 현지 매체인 디이차이징(第一財經·CBN)은 ‘아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시장 확대를 통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국 내부의 한국 배터리 경계론이 자칫 또 다른 보호 정책의 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2020년 보조금이 철폐되면 경쟁에서 밀릴 것을 두려워하며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도 불안감을 더하는 요소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 등 중대형 배터리를 통해 만회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대한 보호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