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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르노삼성 파업철회… 회사 미래 외면한 노조, 설 땅 없다

입력 | 2019-06-13 00:00:00


르노삼성 부산공장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간 지 7일 만인 어제 오후 파업을 철회했다. 이날 전체 출근율이 69.0%, 노조원 정상 출근율이 66.2%에 달해 파업을 이어갈 동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대우조선해양과 인수합병을 위한 법인분할 안건이 지난달 31일 주주총회를 통과한 이후 파업 참가자들이 갈수록 줄어들자 비참여 조합원을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초강경 노조들이 자리 잡고 있는 자동차와 조선업계에서 이처럼 조합원들이 집행부 지침을 외면하는 상황은 과거 노사분규 역사에서 찾아보기 드문 현상이다.

르노삼성이나 현대중공업은 업종 자체에 닥친 위기로 노사간 누가 더 큰 파이를 차지하느냐의 싸움을 벌일 여건이 아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올해 1∼5월 생산량이 작년보다 35%나 줄었다. 지난해 6월 이후 장기간 노사분쟁에 내수부진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수출용 신차 배정이 다른 나라 공장으로 넘어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노조 집행부는 조합원의 파업 항명 의미를 받아들이고, 부품 협력업체들과 지역경제를 고려해 성실하게 회사와 협상해야 한다.

현대중공업 역시 물적 분할을 통해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 첫걸음을 떼고 새롭게 세계 최강의 조선회사로 재도약하려는 시점이다. 하지만 노조는 오히려 “지금이 바로 기회다. ‘법인분할 무효’와 ‘하청임금 25% 인상’을 함께 요구하고, 함께 쟁취하자”며 사내 하청근로자들을 파업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파업에 불참하는 조합원이 늘자 그 자리를 채우려는 것이다.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의 산업 구조조정 추진을 가로막으며,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파업을 이어가는 행위는 노조 이기주의인 동시에 자해행위다. 민노총은 ‘7월 전국 총파업’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투쟁을 존재의 이유로 삼고 습관적 파업을 고집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점점 설 땅이 좁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