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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불확실성 높아져”… 이주열, 금리인하 시사

입력 | 2019-06-13 03:00:00

동결서 선회… 이르면 3분기 인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으로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악재가 지속돼 하반기 경기 반등이 어려워지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지난달 31일 금융통화위원회 때만 해도 “아직 금리 인하로 대응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의 입장 선회에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제 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내수에서도 뚜렷한 개선 움직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물가가 5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고 미국 등 주요국들이 경기 부양과 금리 인하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3분기(7∼9월), 늦어도 연말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2016년 6월 이후 지금까지 금리를 내린 적이 없다. 이날 이 총재 발언에 12일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총재의 발언에 대해 “통화 완화적 기조 가능성을 좀 진전해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