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ea FARM SHOW]IT 만나 더욱 안전한 국내산 광어
김성현 피쉬케어연구소 소장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해맑음양어장에서 수조에 있는 광어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 연구소는 제주지역 양어장을 매주 모니터링해 건강하고 안전한 광어 기르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광어 유통회사인 ㈜제주광어(대표 한용옥)가 2015년 설립한 이 연구소는 질병 진단 및 관리, 모니터링, 약품 개발 등을 맡고 있다. 김성현 소장은 노르웨이에서 어류 질병 및 백신분야 박사학위를 받고 10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다 2016년 귀국한, 뛰어난 학자다. 연구소는 16개 업체, 28개 양어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양식 기법의 진전도 이뤄내고 있다. 이런 관리를 받으며 부도 위기에서 벗어난 양어장도 있다.
제주광어는 20일부터 22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9 Sea Farm Show―해양수산·양식·식품 수출박람회’에 참가해 연구소의 특별한 관리 기법과 이를 통해 키운 건강한 광어를 선보인다.
○ 건강한 치어 선별이 건강한 성어 만들어
비결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건강한 어린 고기를 선별, 육성해야 건강한 성어(成魚)가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적용한 결과다. 그동안 제주지역 광어 양어장은 몸길이 7∼8cm의 어린 고기부터 길렀다. 김 소장은 “크기가 작으면 건강한지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폐사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질병이 의심되거나 성장 속도가 느린 광어는 미리 도태시켜야 한다”며 “양식 환경 등에 적응한 15cm 이상이어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데 그동안 품질보다 양에 집착하다 보니 폐사율이 높고 질병도 많았다”고 진단했다. 15cm 이상의 광어를 사들이려면 자금이 많이 들지만 이보다 작고 어린 7∼8cm 광어를 기르는 비용, 필연적인 질병 대응 등을 감안하면 손해가 아니라는 얘기다.
연구소는 양어장 모니터링 자료가 쌓이면서 계절 및 바다 환경 변화에 맞춰 대비할 수 있게 돼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 같은 모니터링 관리 시스템을 제주지역 모든 양어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제주어류양식수협 측과 협의하고 있다. 김 소장은 “사람이 아프지 않아도 건강검진을 받듯 광어를 매주 진단해 질병 감염을 미리 막을 수 있다”며 “고초균 같은 생균제(유산균)를 사료에 섞어 공급하면 더 건강하고 안전한 광어를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산 수입 연어 공세에 코너 몰린 광어 양식
양어장들은 체질 개선 등을 통해 고품질 광어를 생산하고 있지만 올 4월 산지 가격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kg당 1만 원 이하에 머물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광어 생산량이 30%가량 줄었는데도 가격이 낮아진 것이다. 특히 국내 횟감용 어류 공급량이 10년 전보다 6% 늘어난 12만4000t에 이르면서 광어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졌다.
소비자 요구에 맞춘 광어를 공급하고 과학적인 마케팅 시스템도 갖춰야 하겠지만 정부가 수입 연어 때문에 광어 양식이 공멸하는 것을 막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 양어장업계 관계자는 “수입 연어가 국내 양식 산업 전반에 이처럼 막대한 영향을 끼칠 줄 아무도 몰랐다”며 “생산자나 유관단체는 당연히 자구 노력을 해야 하지만 정부도 수입 연어에 대한 관세 부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스마트양식 시대… 광어 판매-유통도 달라져야” ▼
한용선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
“숙성회 선호 소비자 취향 맞추고냉동기술 활용 수출상품 다변화”
한용선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사진)은 10일 광어 생산과 유통의 변화를 강조했다. 광어 양식 생산기술은 이류에서 일류로 향하고 있지만 판매와 유통 시스템은 삼류도 아닌 사류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양어장 광어 생산, 활어차 운송, 수족관 횟집 공급의 유통 시스템은 이제 소비자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 조합장은 “제주 현지 양어장이나 가공·유통센터에서 광어를 손질해 숙성회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형 호텔이나 피로연 등에서 대량으로 소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