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 초 학부모 면담에서 담임교사와 학부모 간 이런 기 싸움이 종종 벌어진다. 교사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다 보니 새내기 교사끼리 경험 부족을 드러내지 않는 방법이 공유된다고 한다. 4년 차 중학교 교사 A 씨는 부임 첫해를 “아무것도 모른 채 던져진 상태였다”고 했다. “임용시험에 합격한 뒤 일주일간 받은 연수와 학교에서 받은 매뉴얼이 실제로는 무용지물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임용시험에 합격했더라도 일정 기간 수습교사로 평가를 거쳐 임용하는 수습교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았다. 서울지역 교사 및 공무원 506명을 대상으로 ‘수습교사제’ 찬반을 물었더니, 찬성(60.1%)이 반대(20.9%)보다 많았다. 현재 새내기 교사는 통상 40시간가량 교육을 받고 바로 학교에 배치된다. 이론과 현장 간 괴리가 커서 자신감을 잃거나 학부모, 학생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수습 기간을 두면 교사로서 사명감이 부족하거나 인성에 결함 있는 부적격자를 걸러낼 장치가 될 수도 있다.
▷교사가 되려면 교대·사범대 등 양성기관을 졸업하고 어렵게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졸업 전에 교생실습은 필수이고 임용이 지연되면 기간제 교사로 일을 한다. 여기에 수습 기간까지 두겠다니 예비교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공정한 평가자 및 평가방법 등 수습교사제 도입 여건이 마련됐는지 의문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교사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시험 성적만 좋고 준비가 덜 된 교사’를 뽑는 현행 제도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 새내기 교사에게 생활지도교사나 담임 같은 기피 업무부터 맡기는 잘못된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어느 회사도 신입사원에게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일부터 시키지 않는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