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격파 이변 연출했지만 ‘3골 수비수’ 포포프 경고누적 결장 7골 합작 시칸-불레차 공격 위력적, 피지컬 밀려도 이긴 8강전이 열쇠
16일 오전 1시 한국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나는 우크라이나 대표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2001년, 2005년, 2015년 대회에서 ‘16강 진출’이 역대 최고 성적이던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0득점 3실점의 뛰어난 공수 밸런스를 바탕으로 조별리그(D조)에서 2승 1무, 16강 토너먼트에서 연장전 없이 연승가도(3승)를 달려왔다.
큰 체격을 앞세운 우크라이나는 5-4-1 포메이션을 활용해 중원에서부터 수비까지 상대가 돌파할 공간을 좀처럼 내주지 않는 압박축구를 구사해 왔다. 또한 매 경기 선제골로 상대의 기선을 제압했다.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서도 최전방 스트라이커 다닐로 시칸까지 압박에 나서며 신중한 전략을 펼치다 후반 20분 세르히 불레차가 선제 득점에 성공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현재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 수비수이면서도 공격 3대 축 중 하나인 포포프가 이탈리아전에서 옐로카드 두 장(후반 10분, 후반 34분)을 연달아 받아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비디오 판독(VAR)으로 무산된 이탈리아의 득점도 포포프의 퇴장 이후 나왔는데, 공수 균형의 핵심인 포포프의 결장은 우크라이나에는 큰 악재가, 한국에는 공략해야 할 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골문은 20세 이하 대표팀뿐 아니라 성인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안드리 루닌이 지키고 있다. 스페인 레알마드리드 소속으로 레가네스에 임대돼 뛰고 있는 그는 190cm의 큰 신장에 팔다리가 길어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는 ‘거미손’ 다비드 데 헤아를 연상케 한다.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의 우세가 점쳐졌던 4강전에서 긴 팔다리를 이용한 루닌의 결정적인 선방이 우크라이나의 승리(1-0)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전통적으로 한국이 피지컬이 좋은 팀에 약한 모습을 보여 온 징크스는 있다. 하지만 상대 팀의 주요 선수가 빠진 만큼, 피지컬에서 밀리면서도 좋은 내용을 선보인 세네갈전(8강)을 기억하며 경기를 풀어간다면 우세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우크라이나가 스리백을 기반에 둔 안정지향적인 경기를 치를 확률이 높다”라면서도 “세네갈, 에콰도르전에서 선보인 경기력이라면 어떤 팀과 맞붙어도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