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멘멘의 ‘토마토바질츠케멘’. 이윤화 씨 제공
이윤화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 대표
최근에 그와 비슷한 토마토 맛을 만나게 됐다. 2대에 걸쳐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퇴촌의 ‘토마토아뜰리에’(대표 김인성)는 반드시 땅에서 다 익은 토마토를 따서 배송하는 것이 약속이다. 그러다 보니 농가의 하루가 무척 분주할 수밖에 없다. 이곳은 벌을 이용해 수정을 시키고 토마토에 지난해 발효된 토마토를 사료로 주는 순환농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얼마 전 유럽 토마토를 홍보하는 이탈리아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토마토를 ‘레드골드(Red Gold)’라 불렀다. 자국의 토마토 퀄리티에 자신감이 얼마나 넘치는지 ‘황금’이라는 별칭까지 붙인 것이다. 외국인이 볼 땐 이런저런 고추 종류가 엇비슷해 보이지만, 한국인들은 어느 고추가 더 맵고 단지 요리조리 봐가며 용도에 맞게 요리한다. 한국인에게 고추처럼,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토마토가 평생의 친구처럼 다양하고 편하게 쓰이는 채소임에 틀림없다.
토마토의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맛집을 몇 곳 소개해본다. ‘멘멘’은 삶은 면을 진한 육수에 찍어 먹는 쓰케면 전문점이다. 적당히 매운기가 도는 진한 토마토육수에 맨들맨들한 면발을 푹 적셔 먹는 것은 상상한 것보다 무척 잘 어울린다. ‘하이디라오’는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 전문점이다. 육수 종류도, 소스 종류도 무척 많아 선택장애인들은 난감할 수 있는데, 순하면서도 시원한 육수의 훠궈를 원할 때 토마토탕 선택은 후회가 없을 것이다. ‘울트라멘’에서는 돼지육수인 돈코쓰에 껍질 벗긴 홀토마토가 시원스럽게 들어간 라멘을 먹을 수 있다. 육수의 무거움을 토마토의 신맛이 깔끔히 잡아준다.
이윤화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 대표
○ 멘멘=서울 마포구 토정로 23-1. 토마토바질츠케멘 1만500원
○ 하이디라오=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77길 54. 훠궈세트 1인 1만8900원 또는 2만9900원. 토마토탕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