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뉴시스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설이 미 정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저서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에서 김정남의 CIA 정보원설을 제기한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WP) 베이징지국장은 12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간담회를 갖고 “김정남은 마지막 몇 년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각지에서 미 정보요원과 만나 김 위원장 및 북한 정권에 관한 정보를 넘겼다”고 주장했다. 김정남이 북한 밖을 떠도는 동안에도 북한 최고위층과의 접촉을 유지했고, 특히 2013년 말 공개 처형된 고모부 장성택과 매우 친밀한 사이였다고 덧붙였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김정남은 미 정보당국에 가장 얻기 어려운 최고의 대북 정보자산이었다”고 단언했다. 과거 CIA에 북한에 관한 인적 정보자산은 거의 없었으며 CIA가 김정남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면 북한 정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정남이 살해 당시 현금 12만 달러(약 1억4400만 원)를 지녔던 것에 대해서는 “정보 대가일 수도 있고 카지노 사업에서 번 돈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김 위원장이 이복형이 CIA 정보원임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백투 혈통인 김정남이 일본 언론인 등을 만나 북한을 공개 비판했다. 여기에 미 정보원설까지 가세했다면 김 위원장에게는 반역으로 여겨졌을 것”이라며 “그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하루 전 김정남의 CIA 정보원설에 대해 “내 재임 중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대북 정보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의미가 아니다. 당신의 해석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