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포화상태 대구공항 ‘새 옷’ 갈아입는다

입력 | 2019-06-14 03:00:00

여객터미널-주차공간 확대 등 2022년까지 700억 들여 시설 개선
항공기 주기장도 늘리기로




대구 동구 지저동 대구공항 주차장이 최근 이용객들의 차량으로 꽉 차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용객 급증함에 따라 700억 원을 들여 2022년까지 대구공항의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한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 제공

지난주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대만여행을 다녀온 박근혁 씨(34)는 귀국길 대구공항에서 짜증이 치솟았다. 오전 5시 반경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항공편 4대가 한꺼번에 들어오는 바람에 짐을 찾는 데 1시간이나 걸린 것이다. 대구공항에는 국제선과 국내선 합쳐 컨베이어벨트 형태 수하물 수취대가 하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항공기가 잇달아 착륙하는 시간대에는 승객들이 ‘짐 찾기 전쟁’을 치른다. 박 씨는 “새벽 비행기를 타고 와서 짐을 찾는 데 진이 빠져 너무 피로했다”며 “살고 있는 경북 구미에서 가까워 대구공항을 이용했는데 이러면 여기서 비행기를 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용객이 급증해 공항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른 대구공항이 대대적인 확충에 들어간다.

대구공항은 K-2공군기지와 통합해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시와 국방부는 이전 후보지인 경북 군위와 의성 가운데 최종 후보지 한 곳을 올해 안에 결정해 2025년까지 K-2·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대대적인 시설 개선에 나선 것은 통합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승객 불편을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13일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대구공항은 8월부터 2022년까지 약 700억 원을 들여 단계적으로 시설 개선에 나선다. 부족한 주차장과 항공기 주기장(駐機場)을 늘리고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을 넓혀 여객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2013년 108만 명이던 대구공항 연간 이용객은 2014년 저비용항공사(LCC) 취항 이후 해마다 늘어 올해 5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2016년부터 흑자 경영을 이어온 대구공항은 지난해 지방공항 최초로 100억 원대 흑자를 달성했다.

대구공항에는 현재 국내선 3개 노선과 국제선 23개 노선에서 주당 674편을 운항하고 있다. 하루 평균 항공기 96.3편이 승객 약 1만5000명을 실어 나른다. 올해 중국 노선을 비롯해 신규 취항이 예정돼 이용객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구공항의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375만 명으로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 2017년 주차빌딩 1개 동을 새로 지어 주차공간을 늘렸음에도 여전히 만성적인 주차난을 겪고 있다. 2021년까지 주차빌딩 1개 동을 더 지어 주차공간을 늘릴 계획이다.

또 올해 100억 원을 들여 주기장을 9면에서 11면으로, 탑승교는 3대에서 4대로 늘리고 대합실을 1000m²에서 1260m² 규모로 넓힌다. 2020년까지 사업비 약 22억 원을 투입해 800m² 규모 화물터미널을 신축해 물류 기능을 개선한다. 현재 호텔로 쓰는 옛 여객청사는 2022년까지 사업비 40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해 국내선 전용 여객터미널로 쓸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2025년까지 K-2·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끝낼 계획이지만 변수가 적지 않아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며 “그동안 각종 시설을 확충하는 대구공항이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면서 완충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