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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진격! 2년연속 산악왕”… 험한 코스서 빛난 주최국 자존심

입력 | 2019-06-14 03:00:00

‘투르 드 코리아’ 천안~단양 구간… 충주 지릅재 3.3km 오르막 선두
종합순위 한국선수 최고 4위로… 첫날 2위 레기기, 1위와 자리바꿈




‘투르 드 코리아 2019’에 출전한 선수들이 13일 충북 충주시 지릅재를 오르고 있다. 해발 500m에 평균 기울기 6.4%를 3.3km나 달려야 하는 난코스에서 권순영(KSPO)이 가장 먼저 산악왕(KOM·King of Mountain) 지점에 도달해 구간 산악왕을 차지했다. 충주=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권순영(26·KSPO·사진)이 구간 산악왕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켰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13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출발해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로 골인한 ‘투르 드 코리아 2019’ 2구간(161.6km)에서 권순영은 산악왕에게 수여되는 ‘레드 폴카 닷(빨간 물방울) 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산악왕(KOM·King of Mountain) 지점은 충북 충주시 지릅재였다. 해발 500m에 평균 기울기 6.4%를 3.3km나 달려야 하는 난코스였다.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 그룹을 형성한 권순영은 치열한 경합 끝에 가장 먼저 산악왕 지점에 도달했다.

권순영은 이미 지난해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클라이머(산악 지형에 강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열린 ‘투르 드 코리아 2018’에서도 산악왕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저지를 입었다. 김성주 본보 객원해설위원(전 대한자전거연맹 부회장)은 “한국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에 비해 산악 지형에 약한 편이다. 도로 대회에 많이 출전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선수들은 트랙에 비중을 두는 편이다. 권순영의 산악왕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라고 말했다.

경북 영주에서 중고교를 나온 권순영은 “영주는 오늘 경기가 열린 충북 단양, 충주 일대와 가까운 편이다. 어릴 때부터 많이 타 본 지역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더 기분이 좋다”며 “남은 레이스에서도 최선을 다해 산악왕뿐 아니라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까지 도전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권순영은 이날 스프린트 구간도 2위로 통과하며 보너스를 받아 한국 선수 중에는 가장 높은 종합 순위 4위(5시간11분15초)에 올랐다.

2구간 우승은 3시간49분21초로 골인한 마르틴 라스(26·팀 일루미네이트)가 차지한 가운데 옐로 저지의 주인은 하루 만에 바뀌었다. 전날 2위였던 유세프 레기기(29·테렝가누)는 이날 스프린트 1위로 보너스 점수를 얻어 종합 순위 1위(5시간11분1초)가 됐다. 전날 1구간 선두였던 레이몬트 크레더르(30·팀 우쿄)는 한 단계 떨어진 2위로 내려앉았다.

본격적인 산악 구간이 펼쳐진 2구간에서 한국 선수들은 크게 선전했다. 권순영에 이어 박상홍(30·LX)이 6위에 올랐고, 함석현(27·가평군청)과 공효석(33·LX)은 각각 12위와 15위에 자리했다.

3구간은 강원도 태백산맥으로 진입하는 본격적인 난코스다. 그중에서도 산악왕을 가리는 어평재 휴게소(해발 926m)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발도 높지만 오르막 거리도 4.2km나 된다. 선수들로서는 이번 대회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구간이다. 결승점을 30∼40km 남겨두고 반복되는 오르막과 내리막 구간을 잘 버텨내는 것도 중요하다.

천안·단양=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