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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붉힌 靑-한국당… 국회정상화 멈칫

입력 | 2019-06-14 03:00:00

나경원 “靑 연락 한번도 없어”… 靑 “국회파행 왜 靑탓으로 모나”
이인영 “내주 언제라도 상임위 소집”



서로 딴소리하는 민주-한국당 교착 국면에 빠진 국회 정상화 협상을 두고 여야 원내대표는 13일에도 가파른 대치를 이어갔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이·통장 처우 개선 및 책임성 강화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사진)와 재해 및 건전재정 추경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뉴스1


여야의 국회 정상화 협상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의 기 싸움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협상이 막바지에 와 있긴 하지만 사안별 여야 이견이 여전하고, 한국당 내부 일각의 국회 복귀 반대 목소리가 거세 합의 시점이 주말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청와대와 한국당은 진실 공방을 벌이며 티격태격 말싸움을 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가 파행되는 동안 (청와대에서) 저한테 연락 한 번 했느냐”고 공격했다. 이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부터 전화조차 한 번 받아본 적 없다”며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강 수석에게 어제(12일) 전화했더니 오늘 아침에야 답변이 왔다”고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U-20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의 승리 동력은 ‘원팀’ 정신이다. 10대 후반 청년들도 원팀의 중요성을 아는데, 이 정권은 피아 식별조차 못 하는 소아병에 걸린 것 같다”고 비꼬았다. 청와대의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국민청원 답변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정수를 10% 줄이는 게 맞다”고 맞섰다.

청와대는 “국회 파행을 청와대 탓으로 모는 것에 유감”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부정하고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가 국회 파행 이후 ‘청와대는 빠지라’고 해서 더 이상 연락할 수 없었다”며 “또 자신은 ‘(협상) 권한이 없다. 황 대표와 얘기하라’고 해서 황 대표 측과도 끊임없이 접촉해왔다”고 했다.

원내 협상은 이날도 제자리를 맴돌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U-20 월드컵 대표팀의 이강인 선수를 언급하며 “신 내린 퍼팅 같은 패스처럼 적재적소에 추경을 투입해야 한다”고 한국당을 압박했다. 또 “다음 주에 언제라도 상임위원회와 각 소위원회를 열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당을 중재하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오신환 원내대표는 “양당 합의가 안 되면 바른미래당 단독으로 역할을 하겠다”며 주말까지 합의 시한을 제시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상임위는 언제든 열 수 있다”면서도 “자살골 넣는 선수한테 ‘추경 패스’를 줘야 하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 또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걸고 있는 청와대 경제라인이 참석한 경제청문회 개최와 정개특위-사법개혁특위 기한 등도 당별 입장차가 여전해 진통이 예상된다.

최고야 best@donga.com·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