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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韓日 정상, 오사카 G20 모멘텀 놓치지 말라

입력 | 2019-06-17 00:00:00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의장이 14, 15일 방한해, 이낙연 총리와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의장 등을 만나 양국 간 관계 개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누카가 의장은 14일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유족에게 고 이희호 여사에 대한 추도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2일 한일·일한의원연맹은 올해 합동총회를 9월 18일 도쿄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1972년 이래 매년 번갈아가며 총회를 개최해 왔으나 올해는 얼어붙은 양국 관계 탓에 개최 여부 자체가 주목돼 왔다. 같은 날 문희상 국회의장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만나 자신의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해 일본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이달 28,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10월 이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위안부 재단 해산, 초계기 갈등 등을 둘러싸고 ‘최악’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우려 섞인 지적을 했을 정도다. G20 행사에서 한일 정상의 만남이 약식회담인 ‘풀 어사이드’ 형태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현재로선 의원들 간의 관계 개선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 문제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양국 온도차는 크다. 가령 강제징용과 관련해 누카가 의장은 이 총리에게 일본 정부의 중재위원회 개최 요구에 긍정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미 이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이야말로 양측 모두 미래를 중심에 두고 서로를 바라봐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까우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 국가다. G20를 열었는데 가장 이웃해 있는 나라 정상끼리 회담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가 보기에도 곤혹스러운 일이다. 북한 비핵화나 대(對)중국 대응 등에서도 한미일 3각 공조는 양국 모두의 국익에 필수적이다. G20이라는 모멘텀을 살려 소통과 협력이 가능한 관계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G20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제대로 된 정상회담을 갖고 그간의 불신을 씻으며 관계를 개선하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더 이상 한일 관계의 추락을 방치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