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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伊 제피렐리 감독 별세

입력 | 2019-06-17 03:00:00


이탈리아 영화감독 겸 오페라 연출가인 프랑코 제피렐리(사진)가 15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6세. BBC 등에 따르면 제피렐리는 폐렴을 앓다 로마의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이탈리아 플로렌스대에서 건축을 전공한 고인은 성우, 조감독 등을 거쳐 1967년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턴이 주연한 영화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데뷔했다. 이듬해 ‘로미오와 줄리엣’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올리비아 허시와 레너드 위팅을 스타로 만들었다. ‘햄릿’(1990년), ‘제인 에어’(1996년) 등도 흥행했다.

오페라에서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이탈리아 라스칼라에서 모차르트와 로시니, 도니체티, 베르디의 작품을 연출했다.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오페라에 출연하기도 했다. 1983년 소프라노 테레사 스트라타스와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출연한 영화 버전의 ‘라 트라비아타’를 연출해 오스카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방대한 서사와 화려한 연출이 주특기인 고인은 21일 베로나 아레나에 오르는 ‘라 트라비아타’를 위해 최근까지도 바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이탈리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기사 작위를 받았다. 1994∼2001년에는 중도 우파 성향의 ‘포르차 이탈리아’ 소속 상원 의원을 지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