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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오사카 나오미’ 꿈꾸는 19세 이은혜, 국제대회 첫 정상

입력 | 2019-06-17 06:14:00

ITF 김천여자프로투어 우승
올해 2월 고교 졸업 후 성인 무대 연착륙
NH농협은행 체계적 지원




이은혜가 김천투어대회 결승에서 양손 백핸드 스트로크를 구사하고 있다. 테니스피플 제공


19세 소녀가 한국 여자 테니스의 새로운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성인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은혜(NH농협은행)다.

이은혜는 16일 경북 김천테니스장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김천투어대회 단식 결승에서 마쓰다 미사키(일본)를 1시간 18분 만에 2-0(6-3, 6-3)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이은혜가 국제 성인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은혜는 “앞으로 더 높은 레벨의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각도 깊은 백핸드 스트로크가 잘 되면서 상대를 힘들게 했던 게 승리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박용국 단장님과 김동현 감독님, 노상우 코치님, 함께 운동한 언니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는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천투어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국제 대회 첫 정상에 오른 이은혜. NH농협은행 제공


이번 대회에 예선 2경기를 모두 이기며 본선 출전권을 따낸 이은혜는 전날 준결승에서는 국가대표인 2번 시드 정수남을 맞아 첫 세트를 먼저 내준 뒤 2, 3세트를 내리 따내는 뒷심을 발휘했다. 김동현 감독은 “힘들게 준결승을 치른 뒤 지칠 만도 했는데 공격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갔던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은혜는 주니어 시절 국내 최강자였다. 2015년 국내 최고 권위와 역사를 지닌 제59회 장호배에서 대회 사상 최초로 중학생 여자 챔피언에 등극했다. 초등학교 때 키가 이미 170cm가 넘었을 정도로 뛰어난 신체조건을 지닌 그는 국내 여자선수로는 보기 드물게 공격 위주의 파워 테니스를 구사한다. 카누 선수 출신 부모에게 물려받은 강한 근력과 정신력도 지녔다.

이은혜는 2017년 중앙여고 2학년 때부터 NH농협은행의 지원을 받으며 체계적으로 실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 2월 고교 졸업 후 NH농협은행에 입단한 그는 3월 제1차 한국실업연맹전에서 국가대표 언니들을 꺾고 실업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 여자 테니스부. 동아일보DB


아시아 최초로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그의 롤 모델이다. 이은혜는 “오사카는 정신력이 강하고 감정을 잘 조절할 줄 안다. 배울 점이 많다. 언젠가 오사카와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