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욱 ㈜유디 대표 인터뷰
유디치과는 1인1개소법 관련해 오랜 시간 대한치과협회와 다툼을 하고 있는 네트워크 병원이다. 유디치과 이름을 내걸고 진료를 하는 병원은 전국적으로 123개. 각 지점의 원장은 컨설팅 기업인 주식회사 유디를 통해 유디치과의 경영 노하우와 서비스를 제공받고 장비, 기기 등을 저렴하게 구입한다. 고대표에게 1인1개소법에 대해 물어봤다.
유디가 1인1개소법 위반으로 기소된 상태다. 1인1개소법은 한 의사가 여러 개의 병원을 운영할 경우 환자 유인이나 과잉진료를 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2012년 현재의 조항으로 개정되기 전 유디치과는 동료 의사와의 동업이나 병원 투자 등으로 네트워크 병원을 운영했다. 개정된 후로는 바뀐 법에 맞게 동업관계를 청산하고 주식회사 유디를 설립해 병원 경영의 노하우를 의사들과 공유하고 ‘유디’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1인1개소법의 원래 취지와 목적이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생각한다. 무자격자 진료를 막기 위해 생긴 법인데 현재는 네트워크 병원을 제한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1인1개소법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부분의 치과병원이 99%가 1인이 운영하는 작은 구멍가게 수준이다. 과거에는 치과 의료가 의사의 손기술에 의존하는 면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다. 개인의 손기술에 따라 치료 결과가 좌우되는 단계를 지났다. 규모가 뒷받침돼야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다. 첨단 기술과 장비를 병원에 도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경영 방식의 효율화를 위해 의사들 간의 협력관계가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의사들의 이런 노하우 공유로 환자들은 좀더 저렴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초기 비용이 줄면 결국 혜택은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시대착오적인 1인1개소법은 시대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 중 하나는 ‘의사들 사이의 동업은 반사회적인 범죄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네트워크 병원은 행정적, 정책적으로 규제할 사안이지 그 자체로 악행이 아니라는 뜻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런 핵심을 잘 파악해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판결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