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6조원 굴리는 ‘캘퍼스’의 변화
사진 출처 CalPERS 트위터
정작 캘퍼스는 의회의 정치적 움직임에 반기를 들었다. 터키 투자를 축소하면 투자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캘퍼스의 터키 관련 투자 규모는 7700만 달러에서 3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캘퍼스는 올해 터키 투자 금지 외에 의회의 민영교도소 투자 금지 법안도 반대했다. 지난해에는 플로리다주 파클랜드 고교 총격 사건 이후 총기 회사에 대한 주식 추가 매각 요구를 거부했다.
캘퍼스 이사회는 2021년을 목표로 발전용 석탄 채굴 회사, 캘리포니아에서 금지된 총기를 제작하는 회사, 수단과 이란에서 사업을 하는 회사 등에 대한 투자 금지 등을 포함한 기존 모든 ‘투자 배제 정책(divestment policy)’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현재 계획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캘퍼스는 1980년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는 원칙을 처음 도입했다. 1986년 인종차별 정책을 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투자를 배제했다. 2001년 담배회사 주식을 매각했다. 기업을 압박하는 효과가 커 ‘캘퍼스 효과’라는 말까지 나왔다.
캘퍼스의 자산은 현재 연금 지급 의무액에 비해 139억 달러 모자란다. 2016년 말에는 기대 수익률을 7.5%에서 7.0%로 하향 조정하고 시의 부담을 늘렸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전체 연금 부채가 1조 달러가 넘어 가구당 7만8334달러에 이른다. 여기에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처음 수익률까지 ―3.51%로 곤두박질쳤다. 투자 손익에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캘퍼스는 사회 책임 투자로 대체로 수익을 올렸지만, 담배회사 투자 배제로 16년간 35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에는 캘퍼스 이사회에서 담배회사 투자 금지 정책 폐지가 논의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른 지역도 깐깐해지는 추세다. 뉴욕주의 공무원노조와 민주당 소속 감사원장은 공적연금 펀드의 화석연료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폐기물 처리 책임을 회피하는 기업들에 공적연금을 투자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