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학교 1학년 의무도입 앞두고 학부모들 “학습 공백 불러” 불만 교육청 “학습공간 개선 등 지원”
“시험이 없다는 핑계로 너무 노는 분위기라는 게 학부모로서 불만이죠. 입시가 바뀌지 않는 한 ‘자유학년제’는 그냥 내신시험 1년 늦추는 것뿐입니다.”
올해 중2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45)는 지난 한 해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은 자녀의 학업을 관리하느라 마음고생을 했다. ‘자유학년제’는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개발하기 위해 진로체험 활동 등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며, 지필 내신평가를 치르지 않는 게 특징이다. 시험을 보지 않아 아이의 실력을 알 수 없어 김 씨는 테스트를 하는 학원들을 찾아다니며 ‘학습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자유학년제’의 실효성에 불만을 제기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2013년 연구학교에 한 학기짜리 ‘자유학기제’가 도입된 이후 현재 전국의 모든 중학교 1학년에서 한 학기 또는 두 학기를 선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중1 과정 두 학기를 모두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자유학기’를 한 학기만 운영 중인 서울 강남구의 A중학교 교장은 “1, 2학기 모두 자유학기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이 무척 컸다”고 전했다. 실제로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학업 성적에 관심이 높은 강남, 송파 등 교육특구 지역의 중학교에선 중1 두 학기를 ‘자유학년제’로 운영하는 학교가 약 30%로, 서울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이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맹목적 교과 학습이 아닌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학습 태도를 길러내는 게 자유학년제의 도입 취지”라면서 “각 학교가 필요로 하는 학습 공간 개선, 체험기관 연결 등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