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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피의사실 공표, 검경이 모여 기준 만들자”

입력 | 2019-06-18 03:00:00

경찰2명 입건 논란에 입장 밝혀




민갑룡 경찰청장이 최근 피의사실 공표죄를 두고 경찰과 검찰 사이에 빚어진 갈등과 관련해 ‘검경이 한데 모여 정부 차원의 기준을 정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민 청장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경찰뿐 아니라 검찰 등 모든 수사기관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수사기관이 다 모여서 국민의 알 권리와 피의자 인권 보장, 언론 공표의 구체적 기준 등을 정해 개선해나가자”고 말했다. 최근 울산지검이 ‘약사면허증 위조 사건 수사결과를 보도자료로 만들어 언론에 배포한 건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며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 등 2명을 형사 입건하면서 빚어진 갈등에 대해 경찰 총수가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민 청장은 법무부가 중심이 돼 검경이 정부 차원의 피의사실 공표 기준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경찰청이 13일 검경 수사협의회 개최를 대검찰청에 제안하자 다음 날 대검이 “공보규칙은 법무부 소관”이라고 답한 데 따른 것이다. 민 청장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2008∼2018년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죄로 접수한 사건을 기소한 사례가 전무하다’고 지적한 점도 법무부 중심의 수사협의회 개최 근거로 들었다. 경찰청은 17일 ‘법무부 주도로 경찰과 검찰이 만나 공보 기준을 논의하자’고 제안하는 공문을 법무부에 보냈다.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 등 2명은 울산지검으로부터 ‘18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들 2명을 소환한 건 13일에 이어 두 번째다. 세 번째 소환에도 응하지 않으면 검찰이 강제 수사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