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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백악관 떠나는 6년뒤엔 NYT-WP 사라질 것”

입력 | 2019-06-18 03:00:00

재선 장담하며 언론에 악담
재선도전 출정식 이틀 앞두고 “NYT-WP는 국민의 적” 트윗
내부여론조사 결과 언론에 유출… 일부지역 바이든에 크게 뒤져
트럼프, 조사 맡았던 3명 해고




18일 2020년 재선 출정식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년간 대통령직을 더 수행할 것”이라며 재선을 호언장담했다. 벌써부터 대선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자체 여론조사 결과 일부 주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뒤진 사실이 공개된 것에 불만을 터뜨리며 여론조사 요원을 해고하는 움직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주류 언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를 맹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고 내가 이 아름다운 백악관을 떠나는 6년 후 두 끔찍한 신문이 망하고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망해가는 NYT와 WP! 나라의 불명예이자 국민의 적”이라며 악담을 퍼부었다. 최근 두 신문이 미 정치권의 대통령 탄핵 움직임, 러시아 전력망에 대한 미국의 사이버 공격 등 민감한 내용을 연거푸 보도하자 불편한 심기를 노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그가 백악관을 떠나는 시기를 ‘6년 후’로 언급한 사실이다. 남은 임기 1년 7개월은 물론이고 재선에 성공해 4년 더 백악관의 주인이 되겠다고 장담한 것이다. 이런 자신감의 바탕에는 이미 탄탄하게 구축해놓은 재선 캠프 조직, 거액의 선거자금, 현역 대통령 프리미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이 여러 면에서 서툴렀던 2016년과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4000만 달러가 넘는 재선 자금을 모았고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주요 경합지에 ‘현장 부대’를 확보했으며 몇 달씩 훈련받은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도 충분히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역시 주요 경합지인 미시간주의 한 캠프 관계자는 “2016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트럼프 캠프는 완전히 다른 조직이 돼 있다. 공화당도 4년 전보다 더 훌륭한 자금 확보 체계를 가동하며 우리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유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도는 기대만큼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미 언론에 유출된 내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이긴 하지만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미시간주에서 민주당 후보군 중 지지율 1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두 자릿수로 뒤졌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앞섰던 지역들이다.

NYT와 WP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 결과 유출에 격노했고, 유출 책임을 이유로 여론조사 요원 5명 중 3명을 해고했다. 이 중 2명은 2016년부터 트럼프 캠프에서 여론조사를 맡아왔던 전문가들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여론조사가 언론에 의해 조작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1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부정확한 여론조사”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WP는 트럼프 캠프의 브래드 파스케일 선대본부장이 이번 결과가 3월 여론조사에서 나왔던 내용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