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키움 선발 이승호가 완봉승을 작성한 후 포수 이지영과 포옹을 하고 있는 모습. 스포츠동아DB
완봉승은 상대의 예봉을 꺾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선발투수 한 명이 9회까지 실점하지 않고 완봉승을 따내는 것은 물론, 여러 명의 불펜진까지 힘을 합쳐 9이닝 동안 득점을 내주지 않으면 상대 타선에 1패 이상의 후유증까지 안겨줄 수 있다.
17일까지 354경기를 치르며 반환점을 눈앞에 둔 KBO리그에서 팀 완봉승은 42차례 나왔다. 720경기 전체 시즌으로 환산하면 약 85차례의 팀 완봉이 나올 페이스다. 10개 구단 체제로 전환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완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2015년에는 72차례의 팀 완봉이 나왔지만, 2016년부터 타고투저의 색이 짙어지며 투수들이 고전하기 시작했다. 결국 2016년(49차례)~2017년(64차례)~2018년(55차례) 모두 무실점 경기가 적어졌다.
최근 10년간 팀 완봉이 가장 많았던 건 ‘역대급 투고타저 시즌’으로 꼽히는 2012년(82차례)이다. 올해는 이를 살짝 웃돌 기세지만 당시에는 532경기 체제였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다.
수도권 A팀 타격코치는 “9이닝, 27개의 아웃카운트를 허비하며 한 점도 뽑지 못하면 타자들 분위기가 축 처진다. 가령 0-8로 뒤진 9회라고 치자. 사실상 승부가 갈린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한 점이라도 뽑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타격 지도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타자들의 힘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