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이범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타이거즈 이범호(38)가 은퇴를 선언했다. 20년간의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 새 출발을 예고했다.
KIA는 18일 “베테랑 내야수 이범호가 은퇴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0년에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범호는 2019년까지 무려 20시즌을 현역 선수로 활동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뽐내 KIA 팬들로부터 ‘파워 히터’라는 타이틀을 받은 타자다. 만루 홈런만 17개를 터트려 이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선수생활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2000년 한화 이글스에 데뷔해 2002년부터 팀 주전 자리를 꿰찼다. 타격과 함께 수비력도 인정받아 공수 겸장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일원으로 활약하는 등 국가대항전에서도 여러 좋은 장면을 남겼다.
2009시즌을 마친 뒤에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으로 해외에 진출,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했다. 1년 뒤에는 KBO리그로 복귀해 KIA와의 ‘동행’을 선택했다. 주전 3루수로 10년 가까이 뛰며 팀의 든든한 ‘형님’ 역할을 해냈다. 2017년에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으로 팀을 8년 만의 통합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이범호는 “많은 고민 끝에 성장하는 후배들과 팀의 미래를 위해 선수생활을 마치기로 결심했다”며 “향후 지도자로서 후배들과 함께 즐겁고 멋진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통산 1995경기, 타율 0.271, 329홈런(만루홈런 17개), 1125타점. 화려한 ‘꽃’이 마지막으로 지며 남긴 기록이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