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경비원 조동주 씨 “학교 돕고 싶다” 500만원 쾌척 한남대 이덕훈 총장 걸어서 출근하며 4억여원 모아
배재대 경비원 조동주씨(왼쪽)가 김선재 총장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고 있다. 배재대 제공
○ 월급 쪼개 대학에 쾌척한 경비원
“이게 뭔가요?” 김 총장은 순간 당황했다. 조 씨는 “학생들이 많이 줄어 속상하다. 학교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며 기탁금임을 밝혔다. 그는 “(이 사실은) 총장님과 저만 아는 비밀로 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했다.
김 총장은 엉겁결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총장실로 향했다. 집무실에서 펼친 봉투에는 5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김 총장은 학교에 이 사실을 알리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음료수를 사들고 조 씨를 다시 찾아갔다. 조 씨는 “학령인구가 줄어 대학이 어렵다는 뉴스를 자주 듣고 있고 경비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실제로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학교가 더욱 활기차고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학교를 돕고 싶다”고 식구들에게 말한 뒤 3년짜리 적금을 들었는데 최근 만기가 됐다. 김 총장은 18일 “학교를 사랑하는 조 씨의 마음이 극진한 데 감동을 받았다”며 “그 뜻을 잘 받들어 더 좋은 대학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 전용차 없애 장학금 만든 총장
한남대 이덕훈 총장은 2016년 취임하면서 총장 전용차를 없애 아낀 예산으로 ‘다니엘 장학금’을 만들었다. 차량 렌트비와 전용 운전사 고용 등에 매년 드는 예산 1억5000만 원을 절약해 지금까지 4억5000만 원을 모았다. 그 대신 그는 집에서 4km가량 떨어진 학교까지 걸어서 출근한다. 여름에는 땀에 흠뻑 젖기 때문에 배낭에 여벌의 옷을 항상 준비해 다닌다. 업무상 외출이나 출장이 필요할 경우엔 직원들이 이용하는 승합차를 탄다.
사계절 매일 걸어서 출퇴근하는 한남대 이덕훈 총장. 한남대 제공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