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파커뉴욕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동아일보DB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이런 가운데 한국 지도층 인사들이 한국소사이어티의 동료들과 나에게 제기한 첫 번째 이슈가 국내적인 것이었다는 사실은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 그것은 한일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한일 관계가 전례 없이 악화했고, 양국 정부 어느 쪽도 이런 악화를 막지 못하고 있는 것을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양국 비즈니스 리더들의 친밀한 관계가 정부 차원의 갈등을 경감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일본 쪽 비즈니스 리더들이 예정된 대화 참석차 한국에 오는 것을 거절했다고 들었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징용에 대해 기업 보상을 요구하는 한국 법원에 대한 좌절감, 아베 신조 정권이 느낀 실망감을 언급했다고 한다.
나의 기본 답변은 “한국인과 일본인만이 양국 관계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만이 한일 양국을 갈라놓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깊이 관계를 맺고 있는 동맹국이다. 국방 분야에서 3자의 이해관계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우리 모두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를 원한다. 우리 군대의 첫 번째 대응은 북한의 도전을 향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에 모두가 함께하고 있으며, 한미일 3국 군대가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그들의 안보에도 핵심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인 역시 주일 미군이 미국의 방위 공약을 이행하는 데 핵심임을 인정해야 한다.
3국 모두 다양한 수준으로 대북 관여정책 추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보다 광범위하게 3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유롭고 열린 시장에 기반을 두고 번영해 온 성공적인 민주주의 국가들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구축한, 법질서에 바탕을 둔 경제적 체제에 중국이 완전히 참여할 수 있다면 모두가 이익을 얻을 것이다.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서로 논쟁하기보다는 대북 접근을 조율하고, 또 다른 글로벌 도전들에 맞서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미국은 동북아의 두 동맹국 간 더 나은 소통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개인적으로 1990년대 북한 업무를 다루는 한국 및 일본 동료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더 높은 레벨에서 3국 간 유대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이후 국제회의에 한일 양국 지도자들을 참여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 앞으로 한일 정상이 직접 만날 기회가 많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일 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면 양국의 친구들은 크게 안도할 것이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