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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동에 1000명 추가 파병”… 이란 핵위협에 다시 맞불

입력 | 2019-06-19 03:00:00

美국방 “이란의 공격 美이익 위협”…유조선 공격 증거사진 추가 공개
이란 “핵합의 지킬 시간 얼마 안남아”




미국 국방부가 17일 “중동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 피격 사건의 배후는 이란”이라며 폭탄을 붙이기 위해 쓰인 자석 잔여물이 찍힌 사진 등을 추가로 공개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이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 지역에 100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면서 시작된 양국의 갈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17일 성명을 통해 “중동에서 공중과 해상, 지상 내 위협에 대처하는 ‘방어적 목적’으로 1000명 추가 병력 파견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란과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최근 이란의 공격은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이란의 행동에 대해 그동안 수집해 온 정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 내 군사적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은 에이브러햄 링컨 핵항모전단, 전략폭격기,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등을 잇달아 중동에 배치했고 대규모 군사 훈련도 벌였다.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1500명 병력 파병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익명의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지역에 최대 1만 명의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AP통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의 1000명 추가 파병 계획 발표는 이란이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2단계 조치를 발표한 직후 나왔다. 베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에너지청(AEOI) 대변인은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6월 27일이 되면 핵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지켜온 저농축(3.67%) 우라늄 보유 한도 300kg 이상을 넘기게 된다”고 밝혔다.

이날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 주재 프랑스 대사를 만나 “유럽이 핵합의를 지킬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우 중대한 순간이며 프랑스는 핵합의를 지키기 위해 역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핵합의 파기를 경고하면서 동시에 유럽의 협조를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발표에 유감을 표한다. 이란은 인내심을 갖고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핵을 볼모로 한 이란의 협박과 이로 인한 긴장 고조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란의 핵 협박에 굴복해선 안 된다”며 이란의 발표를 강력히 비난했다.

미국은 최근 중동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에 대한 공격의 배후가 이란임을 증명할 추가 사진을 이날 추가 공개했다. 피격된 고쿠카 커레이저스호에 부착됐던 폭발물의 잔여물과 이란 혁명수비대 대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사진 등이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