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단 팔산대의 ‘몌별 해어화’ 20, 21일 서울 남산국악당서 공연
서울 강남구 한국문화의집에서 17일 ‘몌별 해어화’ 공연을 준비하는 연희단 팔산대. 김운태 연희단 팔산대 단장은 “영국 템스 축제와 일본 도쿄 공연 등 해외에서 자주 초청한다”며 “진정한 전통은 자기 나라에서 사랑받아야 하기에 국내 관객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우리 시대 마지막 예기로 불리는 군산의 장금도, 부산의 유금선, 대구의 권명화 명인(왼쪽부터). 권 명인은 먼저 간 언니들을 기리는 추모공연을 20, 21일 펼친다.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김운태 연희단 팔산대 단장(56)은 “옛 권번(券番)처럼 우리 단원들도 춤과 노래, 무대에서 숨쉬는 방법까지 수년에 걸친 합숙 연습을 통해 갈고 닦고 있다”며 “권번에서 가무를 배운 마지막 예기인 장금도 유금선 명인에게 배운 전통 그대로 신명나는 판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북 지역에서 큰 잔치를 벌일 때 “임방울 소리에 장금도 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던 장금도 명인은 군산 소화권번 출신으로 민살풀이춤의 대가였다. 부산 동래권번에서 입적한 유금선 명인은 춤을 부르는 구음(口音)이 탁월해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의 구음 보유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1950년대에 들어 전국 권번은 대부분 사라져 갔다. 예기의 전통 역시 명맥이 끊겼다. 그나마 1957년 전북 남원권번에서 만든 ‘호남여성농악단’이 1979년까지 유지됐다. 연희단 팔산대는 호남여성농악단장의 아들이자 막내 단원이던 김 단장이 2011년 전통의 부활을 선언하며 시작됐다. 농악단에서 활동하던 옛 단원뿐 아니라 서울 명문대에서 판소리, 무용, 기악 등을 전공한 청춘들까지 불러 모았다. 옛 권번처럼 경기 고양시에 숙소를 만들어 관객의 박수를 받기 위한 구슬땀을 함께 흘리고 있다.
장금도 유금선 두 명인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이들의 스승을 자처했다. 김 단장은 “오히려 고향에서는 예기 출신이라는 점을 숨기느라 명인들의 춤과 노래가 제대로 전승되기 힘들었다”며 “두 분께서 늘 ‘젖어 있어라’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제야 그 의미를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두 명인과 함께 마지막 예기 3인방으로 여겨지는 권명화 명인(85)의 소고춤 공연도 선보인다. ‘달구벌춤의 봉우리’로 불리는 권 명인은 대구의 대동권번 출신으로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춤 보유자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