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상산고 평가결과 발표로 본격화…다음달 초까지 잇따라 코너 몰린 자사고 법적대응·집회로 압박…당분간 갈등 전망
전북 전주 상산고의 학부모 등 구성원들이 지난 3월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계획에 반발하며 침묵시위를 갖고 있다. 학부모들은 “전북도 교육청이 자사고 폐지에만 관점을 두고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어 현재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기준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2019.3.20/뉴스1 © News1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여부를 가를 ‘자사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결과 발표가 본격화한다. 전북교육청이 관내 자사고인 상산고등학교에 대한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음 달 초까지 올해 총 24개 재지정 평가 대상 자사고의 운명이 결정된다.
재지정 평가 발표가 임박하자 자사고 측은 반격에 나섰다. 대부분의 자사고들이 지정취소될 경우 행정소송 등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지정 평가 대상이 가장 많은 서울에서는 자사고 학부모들이 교육당국을 압박하기 위한 길거리 시위와 집회를 예고했다. 당분간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둘러싼 교육당국과 학교 측의 갈등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북교육청은 20일 오전 11시 상산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안산동산고(경기)와 김천고(경북), 포항제철고(경북), 민족사관고(강원) 등의 재지정 여부도 이달 중 결정된다. 재지정 평가 대상이 13곳으로 가장 많은 서울은 다음 달 초 발표 예정이다.
2기 재지정 평가에서는 상당수 자사고들이 일반고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정부는 자사고를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게 국정과제다. 전국 시도교육감 17명 가운데 진보성향인 14명도 자사고 폐지 정책에 동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교육당국은 자사고 재지정 커트라인을 1기 때보다 10점 상향한 70점(전북은 80점)으로 정했다.
첫 테이프를 끊는 상산고는 재지정이 불투명하다는 예상이 많다. 재지정 커트라인이 다른 시도교육청보다 높은데다 김승환 전북교육감도 자사고 폐지를 지지하고 있어서다.
상산고 측은 이미 법적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지정취소시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재지정 커트라인이 형평성에 어긋나고 평가지표도 폐지를 위한 목적으로 구성돼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22개 자사고 교장단 모임인 서울시자사고교장연합회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교육청이 평가를 불공정하게 진행하고 감사 지적 사항과 그에 따른 감점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자사고 죽이기 전략’에 나서고 있다”며 “수용할 수 없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가 나온다면 즉각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평가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요청 등 모든 법적 대응은 물론 교육의 자율과 미래를 걱정하는 학부모, 관련 단체와 연대해 강력히 항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도 20일 오전 10시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자사고 재지정을 요구하는 길거리 행진(정동교회~서울시교육청)을 벌인 뒤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자학연은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기준과 지표 등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는데 당시 주최 측 추산 약 2500명(경찰 추산 약 1500명)의 학부모들이 몰린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는 법령이 정한 절차와 방법, 그리고 예고된 평가기준·지표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서면평가와 이달 초 종료된 현장평가 결과, 최근 마무리된 종합감사 결과 등을 토대로 다음 달 초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