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18일 원내대표 회동에서 “청문회 아닌 토론회하자” 절충안 나경원 긍정적 반응…이인영 “경제실정 낙인 거두면 하겠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9.5.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문 의장이 제안한 ‘경제 원탁회의’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경제실정, 국가부채 책임에 대한 낙인을 거둔다면 새로운 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얼마든지 객관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전날 문 의장은 교섭단체인 여야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한국당이 요구하는 ‘경제청문회’ 대신 경제전문가 등을 초청해 ‘경제 원탁회의’를 여는 것을 즉흥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현재 국회 복귀 조건으로 패스트트랙 철회와 경제청문회 개최 등을 내걸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2019.6.18/뉴스1 © News1
다만 이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 이후에는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고, 이날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이란 프레임 밖에서 토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예상치 못한 정국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토론회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당의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토론회를 받아 들인다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등 민생 현안을 처리하기 위한 국회 정상화에 한 발짝 다가서는 실리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형식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어려운 경제 현실을 논하는 자리인 만큼 자연스럽게 정부여당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어 위험 부담도 크다. 이 원내대표는 17일 한국당의 경제청문회 요구에 대해 “사실상 민주당 자존심을 내놓으란 것이다. 무례한 요구”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문 의장이 제안한 토론회를 포함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에 참석할 수 있다는 신호를 거듭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흡족한 명분을 내주지 않는 민주당을 기다리다가 못해 스스로 국회 복귀 명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회 파행이 길어져 추경안 처리가 계속 지연되면 한국당의 책임론 또한 커질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청문회에는 협조적이었던 한국당이 이날 합의를 뒤집고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계획서를 논의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 불참하기로 하는 등 돌연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셈법이 복잡해진 만큼 화두에 오른 토론회에 대해서도 어떤 전략을 취할지 관심이 쏠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애초 경제 실정 청문회에서 실정을 빼도 좋다고 했다”며 “대한민국 경제를 전체적으로 진단하고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에 대한 검증, 진단하는 토론회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추경안 처리에 급하다는 여당이 (토론회 제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그것은 자기모순”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경제원탁회의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