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시장에 돌아다니는 지폐 10장 중 4장꼴은 5만 원짜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5만 원권 발행10년 째가 되는 이달 23일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은행권 유통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한은은 18일 5월말 기준 시중에 유통 중인 5만 원권은 19억7000만 장으로 전체 유통화폐 중 최대 비중인 36.9%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는 총 98조3000억 원(84.6%) 어치다.
5만 원권은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경조사 때 가장 많이 사용됐다. 한은의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경조금으로 5만 원권을 사용한 비중은 82.4%에 이르렀다. 부모님 용돈 등 사적이전 지출 때도 51.7%가 5만 원권을 썼다. 물건을 사고 파는 거래용 현금으로는 1만 원권 사용 비율이 45.5%로 가장 높았고 5만 원권이 43.5%로 2번째였다. 금고에 넣어두는 등 예비용 현금의 79.4%가 5만 원권이었다.
한편 5만 원권이 지하경제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최근 국세청이 고액체납자 재산추적에 나섰을 때도 주방 싱크대 수납함에서 찾은 검은 봉지에는 5만 원권 1만 장이 들어있었다. 다만 5만 원권의 환수율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환수율이 높아질수록 개인금고 등에서 잠자는 화폐가 줄고 있다는 뜻이다. 5만 원 권 환수율은 2009년만 해도 7.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치인 67.4%였다. 올해도 환수율은 5월 현재 66.6%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