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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 “1만원” 使 “동결”… 내년 최저임금 첫 심의 신경전

입력 | 2019-06-20 03:00:00

경영계 “2년간 과도한 인상… 소상공인 절박한 상황 반영해야”
노동계 “대통령 공약 지켜져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해 열린 첫 노사 협상부터 양측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경영계에선 2년간 인상폭이 컸던 만큼 최저임금의 동결을 주장했지만 노동계는 대통령 공약인 1만 원을 실현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늦은 밤까지 진통이 이어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착수했다. 공익위원 사퇴와 새 위원장 선출 등이 이뤄진 1, 2차 전원회의 이후 노사 양측이 내년 최저임금을 놓고 본격적으로 마주 앉은 건 이날이 처음이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초반부터 팽팽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모두발언에서 “2년간 과도한 인상으로 사업주뿐 아니라 근로자에게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경제심리가 위축됐는데 최저임금 안정화를 통해 노동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도 “더 이상의 인상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며 “중소, 소상공인업계의 절박한 상황을 살펴 심의해 달라”고 말했다. 최저임금(현재 시급 8350원)은 지난 2년간 29.1% 올랐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근로자위원인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일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타격을 입은 건 인정한다”면서도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돼 대·중견기업은 그렇지 않다. 끝까지 동결을 주장하면 회의 진행이 굉장히 어렵다”고 엄포를 놓았다.

최근 최저임금 속도 조절을 주문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주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정책실장은 “최저임금 1만 원은 모든 대통령 후보가 말한 사회적 약속”이라며 “기재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지불 능력을 높이기 위해 경제민주화 실현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두고 날을 세웠다. 이 정책실장은 “대표자를 구속시키겠다는데, 과연 이 정부가 민노총을 사회적 대화나 노정협의 파트너로 생각하는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늦게까지 노사 양측은 ‘최저임금액 결정단위’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2016년도 최저임금 고시부터는 시급뿐 아니라 최저임금 월 환산액을 기재하는데, 경영계가 이를 삭제하자고 주장하면서다.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는 주휴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 고시 때 주휴수당을 포함하도록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날 노사 양측은 모두 발언을 통해 동결(사측)과 1만 원으로 인상(노측) 의사를 밝혔지만 직접적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액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세종=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