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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2공항 원안대로 2025년까지 건설

입력 | 2019-06-20 03:00:00

국토부, 입지 선정 4년만에 확정… 성산읍에 국내선 위주 공항으로
주민 반발로 최종보고회는 무산
“모두 요식행위”… 충돌 계속될듯




반대 주민들, 밀가루 뿌리며 보고회 저지 1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릴 예정이던 제주 농어업인회관에서 제2공항 반대 단체 및 주민들이 출입문을 봉쇄하고 밀가루를 뿌리며 행사를 저지하고 있다. 이날 보고회는 결국 무산됐지만 국토교통부는 최종보고서를 공개하고 계획대로 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뉴스1

정부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건설할 제주 제2공항을 원안대로 2025년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국내선 수요의 절반을 처리하는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짓는다. 하지만 일부 주민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 후폭풍이 예상된다.

19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초 국토부는 이날 오후 제주 농어업인회관에서 최종 보고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행사장을 점거하고 밀가루를 뿌리는 등 격렬히 막아서면서 보고회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보고회 무산에도 국토부는 최종보고서를 공개하고, 다음 주 관계기관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별도의 최종 보고회를 열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10월 기본계획을 고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실시설계와 실시계획 고시, 토지보상, 건설공사 등의 절차를 밟아 당초 일정대로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기본계획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제2공항은 500만 m² 규모로 조성되며 연간 1898만 통행(여객 수 기준 949만 명)을 처리할 수 있다. 제2공항은 기존 제주공항을 보완하는 ‘부공항’으로 제주 지역 전체 국내선 수요의 50%를 담당한다. 이렇게 하면 기존 공항의 세관검사, 출입국관리, 검역(CIQ) 등 국제선 시설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고 기존 공항의 경제권을 유지하면서 지역균형발전도 가능하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일단 국내선 전용으로 하되 차후 국제선 취항도 가능하도록 계류장, 터미널 등을 단계적으로 지을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는 주민과 소음 피해가 우려되는 주민들을 위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지역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사업을 강행하기로 한 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5년 11월 처음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한 뒤 주민 반발에 부닥치자 국토부는 지난해 6월 요구를 수용해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했다. 재조사를 모니터링할 목적으로 검토위원회도 운영했다. 올해 6월까지 재조사 용역과 검토위원회 활동을 연장했지만 위원회가 통일된 권고안을 내놓는 데 실패하자 이날 최종보고회를 마련했다.

국토부의 강행 방침에 주민들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이날 보고회를 무산시킨 뒤 “제2공항 기본계획 착수 보고부터 오늘 최종보고회까지 모두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며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국토부와 제주도에 맡기지 않고 도민의 뜻으로 결정해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주장했다.

주애진 jaj@donga.com / 제주=임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