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러시아스캔들·무역·국경장벽 놓고 허위발언 CNN 팩트체크…숫자 틀리고 근거없는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2020년 대통령 선거 출정식 연설에서 입을 연 76분동안 최소 15번의 거짓 주장을 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19일 CNN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Δ에너지 Δ러시아 스캔들 Δ국경장벽 Δ환경 Δ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Δ제조업 생산성 Δ중국과의 무역 등 여러 주제를 놓고 허위 사실과 오류가 포함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美 ‘에너지 1위 국가’ 만들었다?
하지만 미국이 세계 1위 에너지 생산국이 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보다 5년 전인 2012년이라는 게 CNN의 설명이다.
미 에너지정보국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석유·천연가스 생산량에서 2012년에 러시아를 앞섰고 2013년부터는 석유탄화수소 생산량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이 세계 1위에 등극한 분야는 원유 생산 하나다.
◇뮬러 특검이 4000만달러나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불법이라면서 이 수사 과정에서 4000만달러가 쓰였다는 주장도 펼쳤다.
뮬러 특검 사무실이 법무부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사무실은 총 1200만달러를 지출했으며, 이 기간 관련 법무부 지출은 약 1300만달러였다. 이 사무실은 2018년 9월 이후에도 8개월간 운영됐기 때문에 수사 비용은 2500만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종 확인된 사항은 아니다.
◇민주당이 원래 국경장벽 건설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과거에는 남부 국경장벽 건설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제외한 일부 민주당원들은 지난 2006년 700마일 규모의 국경 울타리를 짓는 데 찬성표를 던졌었다. 하지만 이 울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국경장벽’과는 다른 개념이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 환경이 개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출정식에서 자신의 임기 들어 환경이 개선됐다면서 “공기와 물이 그 어느 때보다도 깨끗하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이 주제에 대해 20년간 연례 보고서를 작성해온 미국 폐협회에 따르면, 한동안 미국 환경은 개선되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대기 질은 악화되고 있다.
협회는 올해 보고서에서 “2015~2017년에는 2014~2016년과 비교했을 때 오존 농도가 높고 단기 입자 공해가 심한 도시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이 막대한 돈을 주고 이메일 서버를 세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클린턴 전 장관이 사설 33000개의 이메일을 삭제하기 위해 아주 비싼 돈을 주고 서버를 세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클린턴 전 장관에게 고용된 서버 업체가 이메일을 지우는 데 프리웨어(공짜로 내려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블리치비트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 서버를 세탁하는 기능은 없다.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 미국인은 돈 안 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출정식에서 중국에 대해 수차례 거짓말을 늘어놨다고 CNN은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 때문에 미국인 소비자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했지만 경제학자들의 조사 결과는 다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컬럼비아대, 프린스턴대 경제학자들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을 대부분 치르고 있는데, 2018년 말 미국인들의 실질 소득은 월 14억달러만큼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에 대해서도 틀리게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연 5000억달러라고 주장했으나 이 수치는 5000억달러까지 간 적이 없다. 2018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810억달러였으며 그 전년에는 3370억달러였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Δ실업과 임금 Δ무역 Δ제조업 일자리 숫자 Δ실험약물 Δ재향군인 처우 개선법 Δ민주당의 국경 안보 정책 Δ의료법안 Δ건강보험 등을 놓고 허위 발언을 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