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차·검찰총장 교체기…‘흔들리지 말라’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6.2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마지막 회의 후 7개월여만이자, 올해 첫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열고 다시 한 번 ‘적폐청산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달로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동시에 검찰총장 교체기라는 시점상, 정부 전반에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적폐청산을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임명 제청을 받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문무일 현 검찰총장에 이은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1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선 검찰총장 인사발령안이 심의·의결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20일) 오후 청와대 집현실에서 주재한 4차 반부패정책협의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2년간 반부패 개혁의 선봉으로 쉼없이 달려온 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격려하면서도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은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며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반칙과 특권을 일소하고 공정과 정의의 원칙을 확고히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부패사건을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부패가 풍토가 되고 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공정과 정의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은 한두 해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지속적이며 상시적인 개혁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구체적인 성과와 변화를 체감할 수 있어야 반부패 개혁을 끝까지 힘있게 계속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세 차례 회의에서도 “반부패 개혁은 정부 핵심목표”라면서 사실상 적폐청산 작업은 5년 내내 지속돼야함을 강조했었다.
2017년 9월26일 1차 회의에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듯, 반부패 정책의 출발을 권력형 부정부패의 단계에서부터 시작해주길 바란다”며 “부정부패의 척결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했다.
2018년 4월18일 2차 회의에서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정과 개혁의 바람이 분다. 그러나 국민은 곧 지나갈 바람이라는 것을 안다”며 “우리가 이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해 11월20일 3차 회의에선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타이르고 감싸주면 바로 잡아줄 수 있다. 그러나 타일러도 깨우치지 않고 또 가르쳐도 고치지 않으면 형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3차 회의 당시 ‘과제별 쓴소리’로 화제가 됐었다. 문 대통령은 학사비리에 대해선 “비상한 각오로 임하라”, 공공기관 갑질문제에 대해선 “과거와 같은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고 특히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시간이 갈수록 적폐청산 의지가 희미해질 수 있는데다 검찰총장 교체기를 맞아 반부패 분위기가 흐려질 수 있는 점을 고려, 이날(20일)도 반부패에 대해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한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20일) 회의종료 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지난 2년간의 반부패 개혁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그간 개혁의 사각지대에 있었거나 국민의 기대에 비해 개선이 더딘 분야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또 당일 회의에선 Δ호화생활자의 악의적 탈세·체납문제 Δ노인요양기관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방안 Δ학교법인의 회계투명성 강화 방안 등이 중점 토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다음(5차) 반부패정책협의회는 그간 회의가 7개월여 간격으로 열렸던 점에 비추어본다면 내년 1월께 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