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제외업종 내달 주52시간 시행 탄력근로 도입 협상중인 사업장 등 이달안에 관할 노동청에 요청하면 9월까지 처벌 면제해주기로… 펀드매니저 재량근로 포함 검토
7월 1일부터 방송과 연구개발, 교육 서비스 등 21개 업종과 노선버스 업종 중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 다만 당분간 주 52시간제를 지키지 못하더라도 사업주에 대한 형사 처벌이 면제된다. 이 업종들은 지금까지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가능한 근로시간 특례업종이었던 만큼 주 52시간제를 안착시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전국기관장회의를 열고 “특례 제외 업종에 대한 선별적인 계도 기간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탄력근로(현행 최대 3개월), 재량근로, 선택근로 등 유연근로제를 도입하기 위해 노사 협의가 진행 중인 사업장은 올해 9월까지 처벌이 면제된다.
탄력근로란 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렸다 줄이면서 주 52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재량근로는 실제 일한 시간과 상관없이 노사가 서면으로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선택근로는 근로자 스스로 일하는 시간을 조정하면서 법정근로시간을 맞추는 방식이다.
다만 계도 기간을 부여받으려면 이달 말까지 관할 노동청에 주 52시간제 시행을 위한 ‘개선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노동당국이 계도 기간을 부여한 사업장은 근로감독이 면제되고, 근로시간을 위반하더라도 최장 6개월까지 시정 기간이 주어진다.
정부는 또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 금융전문직을 재량근로 직무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직무는 전문성이 높고 근로자가 재량껏 일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 주 52시간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금융업계의 피해가 커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재 재량근로는 정부가 고시로 정한 기자와 프로듀서(PD), 연구원 등 일부 직무에만 도입할 수 있다.
요금 인상과 근무체계 개편, 신규 인력 채용을 추진 중인 노선버스 업종도 9월까지 계도 기간이 부여된다. 경기 등 일부 지역 버스 노조가 추가 파업을 경고하는 등 주 52시간제를 둘러싼 갈등이 여전한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이 장관은 “유연근로를 도입하려고 해도 적용 요건과 범위 등이 명확치 않아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며 “재량근로 등 유연근로제와 관련한 세부 지침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