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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양성하려는데 정부가 말리는 꼴… 기가 막혀”

입력 | 2019-06-21 03:00:00

[자사고 잇단 지정취소 결정 파장]홍성대 상산고 이사장 답답함 토로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 아냐…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될것 없어”




“너희는 아무 걱정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어른들이 다 알아서 할게.”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사진)은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 발표가 난 20일 상산고 복도에서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다독였다. 홍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반쯤 학교에 나왔다. 오전 11시 전북도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 방침’ 기자회견을 듣고 학생과 교사가 우울해할까 싶어서다.

그는 평소에 예쁜 화분이라도 하나 생기면 학생들에게 보여주려고 한걸음에 학교를 찾곤 했다. 하지만 이날만은 걱정이 앞섰다. ‘학생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나….’

홍 이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인재를 양성하는 게 저만의 책임입니까?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명예와 보람밖에 바란 게 없습니다. 그런데 나는 (학교를 위해) 1년에 평균 30억 원씩 사재를 쓰겠다고 사정하는데 정부는 안 된다고 하는 꼴이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열심히 학교 세워놨더니 자기들 마음대로 일반고로 바꾼다고 하니 참….”

그러면서도 홍 이사장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학생과 학부모, 교원 만족도가 모두 만점을 받는 학교가 나오기 쉽겠어요? (행정소송을 내면) 법적으로도 불리할 게 없습니다.” 그는 상산고가 가장 많은 감점(―2.4점)을 받은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를 두고도 “자립형사립고에서 전환한 상산고는 시행령 부칙에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다고 명시돼 있다”며 “교육청도 매년 ‘선발 비율 자율’이라고 명기해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승인해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 이사장은 “학교 하나 운영하면서 소송을 몇 번이나 해야 하는지 너무 힘들다”며 “교육부 장관이 교육감의 지정 취소 요청에 ‘부(不)동의’해서 학교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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