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영국 카디프|
카디프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물인 카디프 성의 노먼 요새와 웨일스의 상징물인 붉은 용. 많은 관광객들이 붉은 용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
일단 언어가 독특하다. 카디프 어디를 가더라도 영어와 함께 웨일스어를 만날 수 있다. 카디프가 영국인지 유럽의 한 도시인지 아리송해진다. 일상 대화에서 많이 사용하진 않지만 어디선가 낯선 언어가 들린다면 틀림없이 웨일스어다.
영국 어디서든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을 볼 수 있다. 카디프에서는 그 대신 붉은 용이 그려진 깃발을 만날 수 있다. 웨일스의 상징이다. 마법사 멀린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붉은 용과 하얀 용의 싸움에서 유래한다. 웨일스와 앵글로색슨족 간의 전쟁을 의미하며 결국 켈트족의 수호신인 붉은 용이 이겼다. 붉은 용이 들어간 다양한 상품들과 간판들이 확실히 우리는 런던, 그리고 영국과는 다르다고 말하는 것 같다.
카디프 성 내 저택의 연회장.
노먼 요새에 올라가면 생각보다 자그마한 규모에 실망할 수 있다. 내부라고 할 것까지도 없다. 다만 정상에서 카디프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카디프 성 안의 대저택 내부는 카디프 성의 백미다. 꼭 봐야 한다. 내부는 하우스투어를 신청해야만 볼 수 있다. 투어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영어를 몰라도 아름다운 내부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주말을 이용해 성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부와 들러리들.
카디프 시내는 걸어 다녀도 충분하다. 시청, 국립박물관, 카디프마켓 등을 1∼2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시내를 걸어 다니며 웨일스 전통 음식인 ‘웰시 케이크’를 먹어 보자. 스콘 같은 느낌에 담백한 맛이다. 여기에 사과로 만든 ‘웰시 사이다’를 곁들이면 좋다. 여기서 영국과는 좀 다른 웨일스의 음식을 느껴보고 싶다면 시내에 위치한 관광센터에 들러 푸드 투어(1인당 40파운드·약 6만 원)를 신청하면 좋다.
붉은 벽돌로 세워진 피어헤드빌딩이 보이는 카디프 베이.
카디프에서 서쪽으로 약 6.5km 떨어진 세인트패건스는 웨일스의 속살을 좀 더 볼 수 있는 곳이다. 시내에서 버스로 30분이면 도착한다. 야외 박물관으로 웨일스 각지에서 그대로 옮겨놓은 옛날 농가, 방앗간, 주택 등이 재현되어 있다. 고대는 물론 현재 웨일스의 모습을 그 어디보다 잘 볼 수 있다.
▼ 영화 속 단골무대 퍼즐우드, 원시림의 신비와 재미 가득 ▼
퍼즐우드
퍼즐우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스마트폰이나 사진을 들고 영화에 나온 장면과 실제 장소를 비교해 보며 걷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5만6600m²에 달하는 퍼즐우드는 미로처럼 수많은 갈래길이 나 있다. 하지만 표지판은 없다. 아무 길이나 들어서도 결국 하나의 길로 합쳐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냥 모험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돌아다니면 된다.
● 여행정보
관광지 정보 ▽카디프성: 오전 9시∼오후 6시(하절기 기준·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 하우스 투어는 오전 10시에 시작. 입장료는 어른 13.5파운드(약 2만 원), 5∼16세 9.5파운드(약 1만4000원), 5세 이하 무료. 하우스 투어는 입장료에서 어른 3.75파운드, 5∼16세 2.5파운드 추가. 미리 스마트폰을 통해 오디오 가이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좋다. 다만 한국어는 제공되지 않는다. ▽세인트패건스: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 무료. 관람에 약 2시간 소요. 카디프 시티센터에서 32A, 320번 버스 탑승. 주차료 5파운드. ▽퍼즐우드: 오전 10시∼오후 6시 30분(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 마감). 입장료 어른 5파운드, 3∼16세 3파운드. 강한 바람이 부는 등 날씨가 좋지 않으면 문을 열지 않으니 미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확인해야 한다.
감성+ ▽드라마: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영국 드라마 ‘셜록’은 카디프에서 대부분 촬영됐다. 드라마 ‘닥터 후’도 많은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스포츠: 개러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선수 중 한 명으로 카디프 출신이다. ‘베일’로 시작해 축구이야기만 해도 카디프에서 친구를만들 수 있다. ▽음악: ‘The land of might have been’은 카디프 출신작곡가이자 가수 겸 배우인 아이버 노벨로의 곡으로카디프 베이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들으면 좋을 곡이다.
세대 포인트 ▽연인·신혼부부: 런던은 이제 흔한 여행지. 카디프에서 색다른 영국을 느낄 수 있다. ▽중장년층: 공원에서, 항구에서, 성에서 천천히 걷기에 좋은 곳이 정말 많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 돌로 된 바닥이 거의 없어 유모차를 몰고 다니기 좋다. 아이들이 즐길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취재 지원: 영국관광청
영국 카디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