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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 자사고 평가기준 논란 키워…교육부가 일괄 폐지해야”

입력 | 2019-06-23 07:04:00

[인터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7월초 재지정 평가 발표”
“자사고 폐지 공약과 평가는 별개…일부는 폐지될 것”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시교육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9.6.21/뉴스1 © News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3일 “자율형사립고 폐지는 문재인정부의 공약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정리를 했으면 한다”며 “재지정 평가를 통한 개별적인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방식은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만 부추긴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재지정 평가가 교육청별 평가기준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진행되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것”이라며 “교육부가 관망자가 아닌 보다 적극적인 주체로 나서서 (자사고 설립 근거를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1조의3을 폐지하는 개정을 통한 일괄 전환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산고를 지정취소 위기로 내몬 전북교육청의 높은 재지정 평가 통과 기준점수(80점)가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다른 교육청, 다른 교육감의 일이라 말씀드리기는 그렇다”면서도 “전북교육청이 다른 시도교육청(70점)보다 높은 점수를 제시한 게 자사고 재지정 평가 논란으로 확산했는데 그 영향이 서울까지 확대되는 것 같아 유감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이 대표적인 자사고 폐지론자인 만큼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자사고 13곳 중 상당수가 지정취소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1기 재지정 평가 때인 2014년 기준점수에 미달한 14곳 중 8곳, 2015년 11곳 중 4곳에 대한 지정취소를 예고한 바 있다. 올해 2기(2019~2020년) 재지정 평가기준이 1기 때보다 한층 강화된 만큼 앞서 지정취소 위기에 놓였던 자사고들이 줄줄이 탈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 교육감은 이런 예상에 대해 “지난 2014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 때 낮은 통과 기준점수(60점)로 이른바 ‘물평가’ 혹은 ‘봐주기 평가’라는 논란이 있었다”며 “이번 평가에서 70점으로 올랐는데 그것을 염두에 둔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제 정책 방향(공약)을 평가 행정으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재지정 평가가 진행되는 동안 평가위원들이 누군지도 몰랐을 정도로 모든 평가를 그들에게 위임했다”고 덧붙였다.

재지정 평가를 통해 강북 소재 자사고가 대거 지정취소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른바 ‘강남 8학군’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 교육감은 이에 대해 “고교선택제에 따른 일반고 배정 현황을 보면 거주학군 내 학교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지원율이 95.5%다. 강남학군 소재 자사고 3곳에 대한 타학군 입학생 비율도 10%를 넘지 않는다”며 “이를 감안하면 ‘강남 8학군’ 부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따른 지정취소는 객관적 지표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강남과 강북의 균형 문제를 평가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자사고 폐지 정책이 하향평준화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자사고 폐지는 일반고 강화 정책의 일환”이라며 “일반고의 하향평준화가 아닌 상향평준화를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 목적 자체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재지정 평가가 자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운전면허증 갱신절차와 같다는 자사고 측 주장과 주인(교육청)의 의지에 의해 결정할 수 있는 임대차 계약과 같다는 일부 교육감(김승환 전북교육감) 주장이 맞선다.

조 교육감은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자사고가 탄생할 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5년 마다 평가를 받도록 하는 보완 장치로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만 했다. 다만 “교육문제를 임대차 계약에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7월 초순으로 예고했다. 조 교육감은 “(다른 시도교육청보다 발표가 늦는 건) 혹시나 재학생들에게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1학기 기말고사 이후로 미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마지막 절차인 ‘지정·운영위원회 심의 절차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점, 평가대상 학교 수도 상대적으로 많은 점 등을 감안하면 7월 둘째주 초쯤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육감은 재지정 평가에 반발하는 학부모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자사고 폐지 정책이 문재인정부의 공약까지 된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의 적용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항의는 하되 학생들에게는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금 차분하게 지켜보고 대응해주시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해 일반고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재학생들의 피해가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현 자사고 재학생은 일반고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학생·학부모들이 원하는 자사고 교육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대담= 채원배 부국장 겸 사회정책부장]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