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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선 7월로 접어들면 트레이드 시장에 활기가 넘쳐난다. 장 종료를 불과 몇 분 남겨두고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한다. 7월말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맞춰 메이저리그 각 팀의 전력을 비교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대부분의 거래는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팀이 매수자, 포기하는 팀이 매도자로 나서는 형태다.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스타급 선수들이 매물로 나와 유니폼을 갈아입는 일도 다반사다.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만 살펴보더라도 2017년에는 투수 다르빗슈 유(현 시카고 컵스), 지난해에는 내야수 매니 마차도(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7월말 영입해 월드시리즈까지 치른 뒤 그대로 떠나보냈다. ‘단기임대’나 다름없는 트레이드였다.
KBO리그는 다르다. 매년 성사되는 트레이드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사실상 거래절벽에 가깝다. 메이저리그처럼 7월말이 트레이드 마감시한이다.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시기이지만,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조족지혈’이다.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거래의 기술 또한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라고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그래도 주목할 만한 팀은 있다. 롯데 자이언츠다. 극도의 안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가 트레이드를 통해 비상구를 찾을 수 있느냐가 초점이다. ‘단기 아르바이트생’으로나마 안방의 구멍을 메워야 할 정도로 다급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6월에만 2차례나 결정적 장면을 노출했다. 12일 잠실 LG 트윈스전 연장 10회말,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9회말이다. LG전에선 2사 후 KBO리그 사상 첫 끝내기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폭투로 6연패를 자초했고, 한화전에선 역시 2사 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폭투가 화근이 돼 믿기 힘든 역전패를 당했다. ‘투수의 책임이 절반, 포수의 책임이 절반’이라지만 폭투로 인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너무 잦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 포수 2명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키움 히어로즈 이지영, 8월이면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할 NC 다이노스 김태군이다. 이지영은 2017시즌을 마치고 FA 강민호가 롯데를 떠나 삼성 라이온즈로 옮겨온 뒤 설 자리를 잃었고, 김태군은 지난 시즌 후 두산 베어스에서 NC로 FA 이적을 택한 양의지로 인해 복귀를 하더라도 입지축소가 예상된다. 이지영이든, 김태군이든 포수의 시장가치가 높은 현실을 고려하면 시즌 후 FA 권리행사가 유력하다.
문제는 이들을 당장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거래할 수 있느냐다. 메이저리그라면 가능할 테지만, KBO리그의 사정은 다르다. 더욱이 과거부터 KBO리그 구단들은 포수 트레이드에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이지영을 키움으로 보낸 삼성의 ‘과감한’ 선택이 주목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7월말 마감되는 트레이드 시장보다는 11월 이후 FA 시장에 집중하는 편이 롯데로선 현실적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경기당 0.8개가 넘는 폭투를 쏟아내면서 최하위 탈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롯데는 탈 꼴찌에 급급한 팀이어선 곤란하다. 헨리 소사를 SK 와이번스에 빼앗겼던 롯데 프런트가 안방불안에 대해선 과연 어떤 처방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