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피 가수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 아군을 만난 기분이었다. 책으로 대표되는 지식 혹은 사고력과 타인을 향한 공감 능력이나 배려심은 별개다.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자주 간과한다. 지난해 문화계 인사들의 추문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렇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겠는가.
반대로 내 친구 한 명은 책을 1년에 한 권도 읽지 않지만 그의 마음 씀씀이를 보면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속이 깊은가 싶다. 세련된 문화적 지식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따뜻함이 그에게 있다.
그러니 나도 아이에게 책 읽기를 권유한다면 아이의 상황과 성격의 결에 맞는, ‘끌리는 책’을 만나라고 할 것 같다. 훌륭해서가 아니라 끌렸기에 소중한, 자신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한 권 말이다. 내게는 그런 책이 있었다. 그 책이 언어의 아름다움을 알려주었고, 노랫말을 소중히 여기는 가수가 되게 도와주었다. 아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아이 자신답게 크면 된다.
계피 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