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고 이승호(3학년·사진)는 경기 후 승리 순간이 생각난 듯 씩 웃었다. 2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에서 인상고는 우승후보로 꼽히는 북일고를 만나 15-2, 5회 콜드승을 거두는 이변을 일으켰다.
일등공신은 4번 타자로 공격의 중심에 선 이승호다. 1회초 2사 3루에서 좌익수 앞 적시타로 팀에 선취점을 안긴 그는 4회초 2사 2루에서는 한화 1차 지명이 유력한 북일고 에이스 신지후(3학년)의 시속 148km 강속구를 왼쪽 담장 밖으로 넘겨 팀의 14, 15번째 득점도 안겼다. 3회초 고의사구를 얻는 등 4타석 3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78cm에 108kg으로 최준석(전 NC)을 연상케 하는 이승호는 뛰어난 운동신경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승호는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 대진표를 본 뒤 북일고를 꺾겠다는 1차 목표를 세웠다. 팀을 16강으로 이끈 이승호는 “오늘 승리로 부담을 덜게 돼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나와 3학년 동기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 프로나 대학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