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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치료, 의사의 ‘숙련도-판단-집념’이 좌우한다

입력 | 2019-06-26 03:00:00

서울바른병원
일반 척추질환부터 중증 질환까지… 통증 범위-빈도 따라 치료법 달라
보존적 치료로 90% 이상 호전돼
올바른 자세-적절한 식생활과 함께, 코어근육 강화하면 척추에 큰 도움




김성민 서울바른병원 원장이 척추관협착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전보다 걷는 것이 어려워지고 허리, 관절 등 여러 신체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허리, 관절 통증은 방치하면 점점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걷기가 어려워지거나 통증으로 보행거리가 짧아지고 심한 경우 마비 증세까지 보이는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심한 통증을 잊기 위해 지속적으로 허리를 굽히다 보면 어느새 허리가 굽은 채로 굳어가기도 한다.

근골격계 질환은 통증 정도나 부위가 비슷해 보이지만 통증 범위, 발생 빈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모두 다르다. 경험이 많은 척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서울바른병원의 김성민 병원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다. 디스크나 협착증과 같은 일반적인 척추 질환부터 치료가 까다로운 재발성 질환, 척추변형과 같은 중증 척추 질환까지, 척추 질환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최고의 명의로 꼽힌다.

척추에 관한 해박한 전문지식과 다양한 치료경험, 수술 노하우, 섬세한 손기술을 가지고 있는 김 병원장은 경희대병원 척추센터장과 신경외과장을 지냈다. EBS 의학다큐프로그램 ‘명의’에 척추 명의로 출연하며 신경외과 분야와 환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올해 김 병원장은 서울바른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진료를 시작했다.

30년 치료 경력, 7000례 이상의 풍부한 수술 집도 경험, 수술 성공률 90% 이상을 자랑하는 김 병원장은 척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숙련도와 ‘냉철한 판단’, ‘치료를 위한 집념’이라고 말한다. 치료법이 다양한 척추 질환은 의사의 경험과 실력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날카롭게 진단하고 냉정하게 판단하느냐와 얼마나 집념을 가지고 섬세하게 치료하느냐가 치료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김 병원장을 만나 척추 질환에 대해 상세히 알아봤다.

Q.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척추 질환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자, 소파, 침대 사용보다는 방바닥에 앉아 식사하고 온돌 바닥에서 잠을 자는 좌식생활을 했다. 이런 좌식생활은 척추건강에 좋지 않다. 이런 자세로 많은 시간을 보내면 퇴행성 허리 디스크 관련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농어촌에서는 장시간 허리를 구부리거나 쭈그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 허리 근육이 약해져서 발생하는 허리 후만증(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지는 병)이 특징적으로 많다. 식생활로 인한 척추골다공증 환자도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허리 디스크는 갑작스런 허리 통증과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특징적이다. 중년의 여성에서 흔히 발생하는 허리 후만증은 걸을 때 허리 구부러짐 증상을 보인다. 또 만성적인 허리통증과 양측 엉치부, 양측 다리가 저리거나 시린 통증을 호소한다. 노인에게서 가벼운 외상, 주저앉음, 무거운 물건을 들다 발생되는 척추골다공성 압박골절은 갑작스런 허리 통증과 움직임의 제한이 특징이다.

Q. 요즘 환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다. 때론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경우도 있는데, 환자들이 특히 잘못 알고 있는 척추 질환 정보가 있다면?

―인터넷, 언론매체를 통해 일부 병원들에서는 내시경적 수술이나 최소침습적(최소절개) 수술이 명백한 수술적 치료로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간단한 시술, 혹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간단한 방법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충분한 고민 없이 치료를 했다가 수술 상처부위 감염이나 신경손상으로 고통 받는 사례도 더러 있다.

신경관내에 통증을 감소시키고 유착을 방지하는 물질을 뿌려주는 신경성형술은 디스크 질환이나 요추관협착증 환자에게 디스크를 감소시키고 협착을 풀어주는 것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있어 적절한 치료 기회를 놓치거나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같은 척추 부위에서 발생하더라도 질환의 증상이나 특성에 따라 검사나 치료 방법이 다를 것 같다.

―같은 질환이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단순 영상과 기본 검사만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지 판단해야 하는 경우는 기본검사와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척추 질환에서는 3주 이상의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에 호전을 보이지 않고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는 단순 영상과 기본검사, 자기공명영상(MRI)검사를 한다. 만약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면 CT, 골밀도검사 등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Q. 흔히 척추 질환이라고 하면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 둘은 어떻게 다른가?

―일반적으로 허리 디스크 질환은 갑작스런 허리 통증과 허리 움직임의 제한, 엉치부 통증, 다리로 뻗치는 통증(방사통)을 호소한다. 앉아 있거나 눕거나 하는 비교적 안정적인 자세에도 통증이 발생한다. 상대적으로 요추관협착증에 비해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생한다.

요추관협착증은 앉거나 누워 있을 때에는 증상이 전혀 없다. 허리 통증보다는 보행할 때 다리 통증과 감각저하, 근력저하를 호소한다. 퇴행성 전방전위증이나 척추불안정이 동반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리 통증과 요추부 운동제한은 없다. 걸으면 다리로 통증이 내려오고 심해지면 다리에 힘이 풀려 앉아서 쉬게 된다. 허리를 구부리고 쉬면 다시 통증이 사라지는 신경인성 파행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협착증에서는 드물지만 하지 다리로 내려가는 혈관에 순환장애, 혈전이 발생해도 다리 저림 증세가 발생할 수 있어 다리로 가는 혈관 이상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디스크, 협착증 모두 일단 안정가료,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고 추가적인 경막외 주사치료, 신경관 성형술 등 시술적 치료를 한다. 약 90%의 환자에서 증세 개선을 보인다.

Q. 척추 질환이 재발하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다. 초진 척추 질환과는 증상이나 치료방법이 다른가?

―초진 환자에서의 시술과 재발된 환자에서의 재시술은 큰 차이가 없지만 수술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재수술에서는 첫 수술과 같은 정상 해부학적 구조가 사라지고 정상조직과 병변이 유착돼 병변과 정상 신경조직과 잘 분리되지 않아 신경손상의 위험성과 완전히 병변이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수술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걸린다.

다시 악화된 경우는 디스크 재발이라도 단순 디스크 제거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태가 심해져 심한 추간판의 손상, 허리가 틀어지거나 척추불안정이 동반되는 경우는 추가적인 척추골유합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수술부위는 좋지만 인접 디스크 분절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Q. 척추 질환에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가?

―일반적으로 척추 질환은 수술 없이 보존적인 치료로 약 90% 이상의 환자에서 호전이 가능하다. 수술적 치료는 상태가 심해져 보존적인 치료로 치료가 안 되거나 통증이 너무 심한 경우, 하지 근력저하 등 신경마비가 진행되는 극히 일부 환자가 수술 치료 대상이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족하수 등 하지 신경마비가 있는 환자가 수술시기를 놓치면 평생 걸음을 쩔뚝거리고 달릴 수 없게 된다. 심한 협착증 환자에게 시술이나 신경주사치료만 권해 수술 후에도 신경지주막염으로 통증이나 다리 불편함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본다. 따라서 상태가 심하거나 상당기간 보존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세 개선이 없다면 척추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척추질환이 심해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척추질환은 운동부족, 올바르지 못한 척추자세, 부적절한 식생활, 지나친 다이어트 등으로 척추 주위의 근육이 약해지고 조기 디스크 손상, 척추골다 공혹은 골감소증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척추 주위 특히 허리 주위 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코어근육 강화운동, 올바른 척추 자세 취하기, 적절한 식생활로 충분한 칼슘과 비타민D 섭취, 햇빛 보기 등이 척추건강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