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언론들, 부녀의 비극적인 죽음 담은 사진 보도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라오그란데 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부녀.(멕시코 일간 라호르나다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25일(현지시간) AP,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적인 여자아이 발레리아는 지난 24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마타모로스의 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발레리아 옆에는 아버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6)의 시신도 있었다. 이들은 미국 텍사스로 불법입국하기 위해 강을 건너려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을 보면, 발레리아의 가느다란 팔은 죽어서도 아빠의 목을 감고 있다. 아빠에게 안겨 강물을 건너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부녀의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국경 너머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과 불과 1km 밖에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멕시코 신문 라호르나다에 따르면, 라미레스는 당초 딸을 데리고 강물을 건너 미국 쪽 강둑에 도착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후 멕시코쪽에 있는 아내 바네사를 데려오려고 다시 강물 속으로 들어가자, 혼자 남겨진 발레리아가 놀라 아빠를 따라 강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라미레스는 헤엄쳐 딸에게 다가가 붙잡았지만, 급류에 휘말리면서 결국 둘은 변을 당하고 말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4년전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유럽 각국 지도자들도 애도를 표했고, 난민의 일부나마 수용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단, 일부 국가들이 이행을 거부하는 등 난민 유입을 막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경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초강경 난민 정책을 완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3일에는 멕시코 접경지역에서 여성 1명과 아기 2명, 어린이 1명이 시신으로 발견됐고, 지난 4월에는 어린이 3명과 어른 1명이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려다 익사했다. 올해 들어서만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미국으로 가려다 사망한 사람이 수십명에 이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