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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기업들, 화웨이 제재 우회 방법 알아냈다

입력 | 2019-06-26 16:49:00


화웨이 로고. 회사 홈피 갈무리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해외에서 생산하는 방법으로 화웨이에게 반도체를 계속 공급하는 등 미국의 기업들이 화웨이 제재를 피해가는 방법을 알아내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 반도체 업체들 해외서 생산해 부품 공급 : 규정상 해외에서 생산되고 미국산 부품이 25% 이상 들어가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특별한 제재를 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은 해외에서 제조해 중국으로 수출을 재개하고 있다.

WSJ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 인텔과 마이크론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기업들이 약 3주 전부터 미국 밖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화웨이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미국 상무부는 16일 화웨이를 거래를 금지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해 반도체 판매를 중지시키자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중국에 공급하는 우회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 상무부 관리들도 찬반양론 : 더욱 문제는 미국 관리들이 미국 반도체 업체의 이 같은 우회 전략에 대해 찬반양론을 벌이고 있는 점이다.

일부 관리들은 법의 취지를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화웨이에 대한 정부의 압박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관리들은 거래제한으로 인한 미국 기업들에 미칠 타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

전직 상무부 관리 출신이자 로펌인 에이킨 검프의 파트너인 케빈 울프는 “현행 법률상 제품이 미국 밖에서 생산되고,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술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면 화웨이에 대한 판매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제품 사용이 미국 내에서 이뤄진다면 제품이 미국 밖에서 제조됐더라도 화웨이에 판매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다른 회사들도 속속 우회법 찾아 : 반도체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화웨이 제재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산호세에 있는 기술기업인 플렉스는 법률을 검토하고 화웨이와 조건을 조정한 결과, 이달 초부터 다시 부품을 공급했으며, 공급율이 90%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닉스에 있는 기술기업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고 있는 버니 것트만은 “상무부의 규정이 모호해 빠져 나갈 구멍이 많다”며 “조금만 판매 조건을 조정하면 화웨이에 부품을 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페덱스 로고. 회사 홈피 갈무리

◇ 페덱스는 미 정부에 정면도전 : 페덱스는 미국 상무부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페덱스는 최근 미국 상무부가 거래제한 조치를 내린 중국 기업들의 제품을 운송했을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페덱스에게 묻지 말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페덱스가 단순하게 화웨이의 물품을 배송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이의를 제기한 것.

페덱스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물류 회사일 뿐이다. 운송해야 하는 제품의 원산지와 제품이 어떤 부품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화웨이 제재에 대한 반발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