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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국 법무장관 카드… 외고집 정치 논란 자초하나

입력 | 2019-06-27 00:00:00


청와대가 이르면 다음 달 개각을 목표로 실무 준비에 들어갔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내각 정비에 나선 것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부상하는 등 개각 하마평도 나돌기 시작했다. 개각이 될 때까지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이낙연 국무총리와 현직 의원 출신 장관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경우 개각 폭은 더 커질 것이다.

조 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검토되는 것은 적폐청산 수사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수석은 인사검증과 공직 기강 확립이라는 민정수석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인사 검증 실패로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15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여권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직무 평가가 이 정도라면 조현옥 전 인사수석이 물러났을 때 조 수석도 책임졌어야 한다. 더구나 2년 넘게 이어져온 적폐청산 수사의 피로감이 만연한 상황에서 조국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라인업은 우리 사회를 통합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다.

대통령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한 경우가 있긴 하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권재진 민정수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당은 당시 “민정수석이 곧바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것은 군사정권 시절에도 없던 일”이라며 검찰 중립성 훼손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랬던 민주당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조 수석은 사법 개혁의 적임자’라고 옹호하는 것은 낯 뜨거운 일이다. 더구나 조 수석이 인사 검증 대상이 된다면 ‘셀프 검증’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

법무부 장관은 내각의 일원이면서도 엄정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자리다. 조 수석은 대통령 참모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치를 하면서 강한 이념적 성향을 드러내왔다. 중립·객관성보다는 이른바 ‘개혁’을 명분으로 정치적 논란에 불을 지펴온 인물이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강한 정치적 지향성을 가진 인물이 법무부 장관에 기용된다면 총선을 앞두고 야당과의 갈등은 물론 내각의 공정성 시비에 기름을 붓는 일이 될 것이다.

조 수석 이외에도 이미 청와대를 떠난 다른 참모들의 입각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돌려막기식의 코드 인사 논란이 심해지면 국정 쇄신이라는 개각의 효과는 사라지게 된다.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를 외면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