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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다 발뒤꿈치에서 ‘딱’… 아킬레스건염이군요

입력 | 2019-06-27 03:00:00

최근 3년간 환자 14% 증가




주말에 러닝크루(도심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난 사람과 함께 달리는 것)에 참여하는 직장인 김다혜(가명·32) 씨. 최근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발목 뒤쪽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을 디딜 때마다 힘이 들어가지 않고 통증이 몰려와 병원을 찾았더니 ‘아킬레스건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킬레스건염은 장거리 육상선수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최근 운동량 부족과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일반인 사이에서도 많이 늘고 있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아킬레스건염 환자 수는 2015년 12만6575명에서 2018년 14만4355명으로 3년 새 14%가량 증가했다.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한승환 교수는 “체중이 갑자기 늘거나 운동을 한 뒤 발 뒤쪽 부위에 통증이 있으면 아킬레스건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은 “흔히 발에 생기는 통증으로는 발바닥 근육이 손상되는 족저근막염을 떠올리기 쉽지만 발뒤꿈치 부위인 아킬레스건에 나타나는 염증도 족저근막염 못지않게 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 아킬레스건염, 왜 생길까?

아킬레스건은 양발 발뒤꿈치에 있는, 피부 아래 두껍게 자리한 힘줄이다. 종아리 근육과 발뒤꿈치의 뼈를 연결해 발을 바닥 쪽으로 움직이게 하며, 발뒤꿈치를 들어 올려준다. 몸에서 가장 굵고 강한 힘줄로 체중의 10배 정도를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계속 운동하거나 과하게 움직이면 체중 부하를 크게 받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염증이 생기면 발뒤꿈치의 아킬레스건 부위가 붓고 열이 난다. 빨리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혈액순환을 방해해 힘줄 조직이 변하고 급기야 힘줄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대개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아킬레스건 부위가 뻣뻣해지고 통증을 느끼다가도 계속 움직이거나 따뜻한 물로 씻으면 통증이 가라앉아 아킬레스건염을 방치하기 쉽다.

서동현 병원장은 “아킬레스건염은 평소 운동량이 적은 중장년층 남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며 “특히 달리기나 농구, 축구, 배구, 스쿼시 등 점프 동작이 많은 운동을 할 때 아킬레스건이 체중의 부하를 크게 받아 파열로 이어져 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 깔창 넣어 뒤꿈치 높여주면 통증 완화

발병 초기에는 운동이나 활동량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는 게 최선이다. 한승환 교수는 “건염은 서서히 회복된다”며 “증상이 나타난 뒤 한 달 정도는 운동을 피하는 등 안정을 취하고 얼음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주면 좋다. 3개월 정도 지나면 회복된다”고 말했다.

통증과 부종을 줄여주는 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건염이 심하지 않을 때는 깔창을 사용해 뒤꿈치 부분을 2∼3cm 높여주면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가 줄어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신발과 아킬레스건이 닿는 부분에 패드를 붙여 마찰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2∼4주 휴식을 취하고 조심했음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병원에서 진단할 때는 주로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이용한다.

염증이 심하지 않다면 보조기나 석고 고정 등을 한 뒤 1∼2주 기다리면 회복된다. 그러나 만성 염증으로 이어지면 습관적으로 재발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발뒤꿈치를 최소 크기로 절개해 염증을 직접 제거하거나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는 수술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 아킬레스건을 단련시키는 운동법

평소 아킬레스건염을 예방하고 발 건강을 유지하려면 운동 전 발뒤꿈치 부위를 충분히 스트레칭해 줘야 한다. 또 운동 후에는 얼음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신발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고르되 발의 앞부분보다 뒤꿈치가 약간 더 높으면서 발등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신발이 좋다.

아킬레스건을 지속적으로 단련해 튼튼하게 만드는 등 부상을 방지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아킬레스건을 단련하는 스트레칭 중 계단 운동법이 있다. 먼저 발바닥 앞부분으로 계단 끝에 선다. 이어 양쪽 발뒤꿈치를 아래로 내렸다가 들어올리는 동작을 10초간 실시한다.

이 운동이 익숙해지면 똑같은 자세에서 오른발은 수평을 유지한 채 왼쪽 발뒤꿈치는 계단 아래로 쭉 내려 스트레칭을 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아킬레스건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바르게 선 자세에서 양쪽 발을 번갈아 돌려주거나 앉은 자세에서 발을 손으로 잡고 마사지하며 돌려주는 것도 좋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