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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지렛대로 북미 대화 견인한다…文대통령 ‘오사카 구상’

입력 | 2019-06-27 10:01:00

G20서 시진핑·푸틴과 연쇄 정상회담…北 비핵화 의중 공유
30일 한미회담 더해 비핵화 구상 보완…3차 북미회담 '밑돌'
"북한이 조기에 대화 복귀하는 데 중국, 러시아 역할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2박3일 간 펼쳐지는 다자외교 무대를 한반도 평화 구상을 역설하는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G20 정상회의는 경제와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다자회의체이지만 한반도 평화가 궁극적으로 세계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화 경제’ 논리를 중심으로 정상들의 시선을 붙잡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25일 “문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향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평화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경제발전이 다시 평화를 공고히 하는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 되는 과정에서 멀어저 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다시금 끌어올릴 기회로 부족함이 없다.

문 대통령은 G20 기간 최근 북미 친서 외교 재가동을 계기로 조성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살려나가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러시아 등 7개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비핵화 대화 복원을 위한 노력에 지지·동참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 받는 것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김 위원장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문 대통령이 오사카 도착 첫날 첫 공식일정으로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잡은 것도, 28일 오후 예정된 푸틴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도 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의 릴레이 양자 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중을 전해듣고 향후 자신이 추진할 비핵화 대화 전략을 새로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을 직접 접한 중국과 러시아 정상과의 연쇄회담에서 공유한 경험을 지렛대 삼아 향후 촉진자로서의 방향성을 잡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오사카 구상’이다. 곧 이어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더해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밑돌’로 삼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25일 G20 정상회의 참석 의미에 대해 “문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할 것이고 한·미 정상회담도 할 예정”이라며 “비핵화 외교라는 것은 공간 확보가 중요한데 한반도 문제 핵심 당사자로서 종전선언, 안전보장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출국 전날 AP·로이터·교도통신 등 세계 7개 통신사 합동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은 의미가 크다. 이후 문 대통령의 비핵화 접근법에 변화가 생길 것을 감안한다면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미 대화의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부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상과 전략까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기존 인식들을 재확인했다.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를 비핵화 과정이 불가역적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이후 개성공단 재개 등 유엔안보리 제재의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기준점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의 핵시설 전부가 검증하에 완전히 폐기 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미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으면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제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이고, 국제사회도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가 무르익었다고 보고 협상장에 마주앉을 것을 북미 양측에 촉구했다. 김 위원장에게는 유연성 있는 결단을 발휘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김 위원장이 결단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줄 것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을 이뤘고, 북미 협상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며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서 유연성 있는 결단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 위원장이 우려하지 않고 핵 폐기 실행을 결단할 수 있는 안보환경을 만드는 것이 외교적 방법으로 비핵화를 달성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양측을 향해 서로 한발씩 물러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김 위원장의 결단을 측면 지원할 수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번 연쇄회담의 핵심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직접 관여 의지를 밝힌 시 주석과, 6자회담 틀 복원을 주장한 푸틴 대통령 사이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기존 남북미 3자 틀 속에서의 속도감 있는 비핵화 대화 전개에 대한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는 그간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 왔다”며 “북한이 조기에 대화에 복귀하는 데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