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주총서 대표이사 재선임 호텔롯데 상장 작업으로 이목 쏠려 롯데 지배구조 재편 위한 핵심 과제 가치 최고치일 때 상장 신중히 접근
신동빈(64)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되면서 이제 눈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쏠린다.
재계는 신 회장이 형인 신동주(65)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을 완승으로 마무리한 것은 물론 주주들의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만큼 ‘뉴(new) 롯데’를 위한 핵심 과제인 호텔롯데 상장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 롯데’는 2017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하는 작업이라는 게 재계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데, 호텔롯데 상장은 이 과정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업계는 롯데지주가 일단 지난달 금융계열사 매각으로 마련한 현금으로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물산 등 계열사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롯데지주를 최상위로 하는 지배구조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다만 앞서 호텔롯데 상장 타이밍을 한 차례 놓친 적이 있다는 건 롯데의 불안 요소다. 신 회장이 수감되고 중국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면세점 사업이 주춤하면서 기업 가치가 하락, 상장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면세점 사업은 호텔롯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롯데는 최근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조치를 했다. 지난 10일 롯데지주는 사상 첫 중간배당 계획을 내놨다. 출범 당시 배당 성향을 30%까지 확장하고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는 약속의 일환이다. 지난달 31일에는 롯데지주가 러시아 등 해외 호텔 사업의 핵심축인 롯데유럽홀딩스의 지분 26.89%를 호텔롯데에 426억여원에 매각했다. 호텔롯데는 총 지분 64.8%를 확보하면서 이 회사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향후 연결이익과 지분가치 상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최근 면세점 사업이 다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좋은 신호다.
그러나 상장이 언제쯤 이뤄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작업이 롯데 미래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일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호텔롯데 가치가 가장 높을 때 상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롯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시기를 못 받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며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