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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 광주에서 ‘남도의 眞味’를 만나다

입력 | 2019-06-28 03:00:00

‘맛의 고장’ 광주 대표음식




여행의 참맛은 볼거리와 즐길거리 그리고 먹을거리에 있다. 예향 남도는 예로부터 맛의 지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맛깔스러운 남도음식의 비결은 자연환경이다. 기름진 평야에서 나는 곡물과 채소, 청정바다와 갯벌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여행객의 입맛을 돋운다. 거기에 넉넉하고 푸짐한 정(情)은 덤이다.


맛의 도시 광주

맛깔스러운 음식이 미향 광주의 자랑이고 경쟁력이지만 그동안 광주 하면 떠오르는 대표음식이 마땅치 않았다. 광주시는 맛의 도시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광주 대표음식 7선을 정했다. 광주주먹밥 광주상추튀김 무등산보리밥 광주한정식 광주오리탕 광주육전 광주송정떡갈비다.

‘7미(味)’ 가운데 광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게 상추튀김이다. 흔히 상추튀김 하면 상추를 튀긴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상추튀김은 오징어야채튀김을 싱싱한 상추에 싸먹는 음식이다. 간장에 절인 청양고추와 양파를 곁들인다.

1970년 광주 충장로 광주우체국 뒤에서 노점상들이 부족한 밥 대신 튀김을 상추에 싸먹다가 탄생했다. 지금은 광주우체국 뒤 상추튀김거리는 사라졌지만 광주에서는 여전히 상추튀김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진미가 많아 입맛이 까다롭다는 전라도. 그 중심지 광주에서 광주오리탕은 50년 넘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길이 200m에 이르는 광주 북구 유동 오리탕거리에는 약 30개 식당이 영업하고 있다.

광주오리탕은 싱싱한 오리와 된장에 머위대 고구마순 토란대 같은 제철 나물과 들깨가루를 넣어 푹 삶은 국물 맛이 일품이다.

전라도 한정식에서 빠지지 않는 게 육전이다. 육전은 밑간한 소고기를 찹쌀가루와 계란에 부친 음식이다. 광주육전이 미식가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종업원이 손님상에서 직접 부쳐주기 때문일 것이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절묘하게 섞어 만든 광주송정떡갈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떡갈비는 씹기 좋도록 고기를 곱게 다져 숯불에 굽는다. 떡갈비와 함께 나오는 뼈국물은 개운하면서도 깔끔하다.

광주에는 넉넉하고 풍요로운 무등산(해발 1187m)이 있다. 6·25전쟁으로 폐쇄됐던 무등산 등산로가 1960년대 말부터 정비되면서 입구에 등산객을 위한 보리밥집이 생겨났다. 각종 나물과 채소를 넣어 비벼 먹는 보리밥에는 남도의 정이 한껏 묻어난다.

광주는 한정식의 고장이기도 하다. 광주한정식은 요리 실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특별한 상차림이다. 20가지 넘는 반찬과 제철 음식을 요리해서 차리는 한정식은 광주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꼭 맛봐야 한다.


올해의 대표음식, 주먹밥

광주시는 대표음식 7선 가운데 하나를 올해의 대표음식으로 선정해 널리 알리고 있다. 올해는 광주주먹밥이다. 광주주먹밥은 소금으로 간한 물에 쌀밥을 뭉쳐 김으로 만 간편식이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대인시장 양동시장 남광주시장의 상인들이 시민군을 위해 만든 것이 광주주먹밥의 시작이다. 이제는 한정식 상차림에도 오를 정도로 보편화됐다.

광주시는 7개 대표음식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 보급해 관광 상품화할 계획이다. 윤상현 한국외식업중앙회 광주지회 경영부장은 “유명 맛집들이 친절한 서비스와 위생관리로 세계에서 온 손님들에게 광주의 맛과 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