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컨설팅업체 보고서 “中서만 1100만개… 저소득층 타격… 경제불평등 심화 완화 대책 필요”
10년 뒤에는 로봇이 전 세계 제조업 일자리의 2000만 개를 대체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봇 활용으로 경제는 성장하겠지만 저소득층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BBC ABC 등 주요 외신들은 26일 영국 연구·컨설팅 업체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가 2030년까지 로봇이 전 세계 제조업 일자리 2000만 개를 대체할 것이라는 내용의 ‘어떻게 로봇이 세계를 변화시키나’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로봇이 전체 생산직 근로자의 8.5%를 대체할 것임을 경고했다.
로봇은 중국의 고용 구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산업용 로봇 3대 중 1대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향후 11년 안에 로봇 1400만 대를 제조업 현장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속도라면 중국에서만 2030년까지 로봇으로 대체될 일자리가 1100만 개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자동화로 일자리 34만 개가 사라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울산과 대구, 인천, 부산은 일자리 감소 위험이 가장 큰 도시라고 진단했다.
로봇 도입으로 높아진 생산성 때문에 경제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이 예측대로 늘어나면 2030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현재 예상치보다 최대 5.3%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렇게 늘어난 GDP는 4조9000억 달러(약 5670조 원)로 예상된다. 한국 GDP도 같은 기간 예상치보다 최대 1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보고서는 “로봇 도입에 따른 생산 자동화가 일자리 파괴에 버금가는 속도로 새로운 고용기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그나마 최소한의 희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연구원들은 로봇 도입 속도를 늦추기보다는 고용 취약 지역을 지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