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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8개 한국기업 ‘트럼프와의 대화’ 초청

입력 | 2019-06-28 03:00:00

5대그룹 포함… 30일 방한중 회동
무역전쟁 협조-대미투자 당부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방한 길에 국내 18곳의 기업인과 회동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관계자 없이 국내 기업인들과 별도 회동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기업인 회동에는 국내 5대 그룹뿐 아니라 미국과 인연이 있거나 투자협력 가능성이 높은 주요 기업까지 총 18개 기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미국계 기업 14곳을 포함해 총 32개 기업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회동에 참석하는 국내 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과 한화, GS, 신세계, 한진, CJ, 두산, 풍산, 한국타이어, 네이버 등 18곳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계 기업 중에서는 P&G, 퀄컴, 코스코, 보잉 등이 포함됐다. 참석 기업 리스트는 주한 미대사관이 백악관과 함께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5대 그룹 외에는 주로 오너십이 강한 기업들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기적인 투자 결정이 가능한 곳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짧은 방한 일정 중에 한국 기업인들과의 회동을 잡은 배경에 대해 재계는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 한국 기업의 협조와 대미 투자 확대를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영국을 방문했을 때나 지난달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도 여러 기업인을 만나 투자를 요구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에 약 3조6000억 원을 투자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백악관에 초청하기도 했다. 당시 재계는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관련해 큰 손실을 입은 기업이자 미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롯데를 초청함으로써 ‘미국에 협조적인 기업은 우대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직설적인 화법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구체적인 투자 확대 요구나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구체적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