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포함… 30일 방한중 회동 무역전쟁 협조-대미투자 당부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방한 길에 국내 18곳의 기업인과 회동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관계자 없이 국내 기업인들과 별도 회동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기업인 회동에는 국내 5대 그룹뿐 아니라 미국과 인연이 있거나 투자협력 가능성이 높은 주요 기업까지 총 18개 기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미국계 기업 14곳을 포함해 총 32개 기업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회동에 참석하는 국내 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과 한화, GS, 신세계, 한진, CJ, 두산, 풍산, 한국타이어, 네이버 등 18곳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계 기업 중에서는 P&G, 퀄컴, 코스코, 보잉 등이 포함됐다. 참석 기업 리스트는 주한 미대사관이 백악관과 함께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5대 그룹 외에는 주로 오너십이 강한 기업들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기적인 투자 결정이 가능한 곳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영국을 방문했을 때나 지난달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도 여러 기업인을 만나 투자를 요구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에 약 3조6000억 원을 투자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백악관에 초청하기도 했다. 당시 재계는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관련해 큰 손실을 입은 기업이자 미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롯데를 초청함으로써 ‘미국에 협조적인 기업은 우대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직설적인 화법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구체적인 투자 확대 요구나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구체적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