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외교전 개막]트럼프, 안보조약 불공평 강조 28일 아베와 회담 앞두고 압박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이 총출동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8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시작된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 공식 의제는 세계 경제, 불평등, 환경오염 등이지만 세계의 이목은 정상들이 벌이는 ‘글로벌 외교전쟁’에 쏠려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 압박과 나머지 G20 국가들의 반발이 두드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일본으로 출발하기 직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미일 안보조약이 불공평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공격받으면 우리는 우리 생명과 자산을 걸고 일본을 보호하고 싸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공격받으면 일본은 우리를 전혀 돕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소니 TV로 공격을 지켜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미일 안보조약은) 미일 양측 의무의 균형이 잡혀 있다”며 “한쪽만 의무를 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미일 안보조약을 성토하는 것에 대해 일본 언론은 28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도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에서 “만약 G20 정상회의 공동 선언문에 파리협정이 언급되지 않으면 프랑스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협정은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는 국제 협정인데,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파리협정을 탈퇴했다. 마크롱의 발언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견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37개 국가 및 국제기구 정상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일본 정부는 경찰 약 3만2000명을 투입했다. 정상회의 관련 행사가 열리는 오사카성(城) 주변 연못에는 잠수부까지 투입해 수중 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오사카역의 유료 사물함과 쓰레기통을 폐쇄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오사카=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